지난해 크리스마스 날 경기도 안양에서 실종된 우예슬, 이혜진 양은 실종 80여일이 지나 결국 싸늘한 주검으로 우리 곁에 돌아왔다. 시민들은 두 여학생을 납치한 범죄자의 납치 동기, 살해 및 시체 유기 방법 등을 언론 보도를 통해 접하면서 분노와 함께 내 자녀에 대한 걱정이 컸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럼에도 이어서 일산에서 발생한 초등학생 납치 미수 사건을 신고 출동한 경찰관들이 단순 폭행으로 축소 보고한 것을 지켜보면서 경찰에 대한 불신과 더불어 또 한 번 불안한 마음과 상처를 받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로 인해 각 초등학교 앞에는 자녀를 안전하게 학교에 등ㆍ하교시키기 위해 부모님들이 등ㆍ하교 때마다 학교 앞에 인산인해를 이루고 경호원을 고용하는 사례까지 있다고 한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경찰관으로서 더욱 분발하고 노력해 우리 자라나는 아동들이 안전하게 학교를 다닐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겠다는 다짐을 스스로 해본다.

경찰에서는 계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아동 대상 범죄의 근절을 위해 교육 등 예방 활동을 확대하고 실종 발생 시에는 초동 조치 및 현장 대응 능력을 강화하는 대책을 마련, 현재 시행하고 있다.

첫째, 수사(형사)과장을 팀장으로 한 실종아동전담팀을 지난달 1일부터 운영해 실종 아동 발생 시에는 납치 사건에 준해 신고 즉시 수사에 착수하는 등 초동 조치를 강화하고 경찰관, 방범순찰대원 등 가용인력을 최대한 동원해 빠른 시간 내에 실종 아동을 발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둘째, 아동들이 많이 이용하는 학교 및 놀이터 주변에 아동 안전 지킴이 집을 지정해 아동들에게 위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지킴이 집으로 안전하게 대피하도록 하고 지킴이 집에서는 아동들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경찰서에 인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셋째, 아동 납치 사건은 주로 학교 및 놀이터 주변에서 발생하고 있어 지자체와 협조해 위 장소에 방범용 CCTV를 설치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고 경찰관들이 직접 학교를 찾아가 학생들에게 범죄 대처 요령 등을 교육해 예방 활동도 실시하고 있다.

이러한 경찰의 노력과 더불어 최근에 일반 시민들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음을 주변에서 볼 수 있다. 실례로 얼마 전 관내에서 초등학생이 실종됐다는 신고를 받고 실종아동전담팀이 현장에 출동해 학생을 찾고 있는데 용모가 비슷한 학생이 지나가서 사복을 입은 전담팀 형사가 위 학생에게 여러 가지를 물어보았다. 그러자 길을 지나가다가 이 광경을 목격한 시민들이 형사 곁으로 다가와 학생을 보호하고 형사에게 무슨 일이냐며 의심을 하는 일이 있었다고 한다. 형사 입장에서는 당황했겠지만 자녀를 둔 부모 입장에서는 흐뭇한 모습일 것이다. 경찰의 한정된 인력에 따른 예방 활동의 사각 지역에서 이러한 시민들의 관심은 아동 및 아동의 부모님들에게 든든한 원군이 될 것이다.

아동은 절대적인 사회적 약자이고 동시에 우리의 미래이기 때문에 아동 대상 범죄는 아동과 그 부모에게만 고통을 주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에 크나큰 고통을 주는 범죄다. 2007년 전국 300만 관객이 관람한 김승우ㆍ김남주 주연의 영화 ‘그 놈 목소리’에서 아들이 유괴를 당하고 그 부모가 얼마나 고통스러워하고 절박한 지를 간접적으로 체험을 할 수 있었다. 앞으로 경찰은 제2의 우예슬, 이혜진 양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경찰뿐만 아니라 많은 시민 여러분들의 자발적인 협조와 관심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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