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째 중풍으로 거동을 못하시고 고생하시는 80이 넘으신 시어머님의 노인장기요양서비스 신청을 하신다며 60대를 바라보는 아주머니 한분이 아침 일찍 사무실을 찾아오셨다.

그 아주머니는 본인도 내일 모레면 환갑을 맞는 나이지만 의학 기술의 발달과 평균수명의 연장으로 농촌의 시골 마을에서는 노인축에도 들지 못한다면서 몇 년째 80이 넘은 시어머님의 병수발을 하느라 마음 고생은 물론, 농사일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고 한다.

금년도 바쁜 농사철을 맞으며 올 한해 농사와 함께 시어머님의 병수발을 어떻게 하나 걱정을 했지만, 금년 7월부터 노인장기요양보험 서비스 혜택을 받으면 시어머님도 큰돈 안들이고 편안하게 모실 수 있다는 소식에 그동안 시어머님의 병수발을 하느라 고생한 지난날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며,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농경사회의 대가족제도하에서 노인은 가장으로서 가족과 이웃의 존경을 받으면서 안정된 노후생활과 함께 수발서비스를 받아 왔으나, 산업사회로 인하여 여성의 경제활동과 사회활동이 보편화되고, 공업화 및 도시화와 같은 사회구조의 변화와 함께 의술의 발달에 따른 평균수명의 연장과 노년기의 장기화는 노인부양의 책임을 이제 더 이상 가족에게만 맡겨 놓기에는 어렵게 되었으며, 시골 농촌에서는 노인부양의 일차적 책임을 져왔던 가족이 그 기능을 상실한 지 이미 오래이며, 이는 농촌노인들의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긴병에 효자 없다는 속담과 같이 장기간에 걸친 병수발은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들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들어가고 그 가족들에게도 이루 말할 수 없는 심리적, 경제적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은 이와 같은 고령사회의 노인요양 문제를 사회적으로 해결하기 위하여, 고령이나 치매·중풍 등 노인성 질환으로 혼자서 일상생활을 하기 힘든 노인들에게 신체활동·가사활동 지원 등의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서 노후생활의 안정과 가족의 부담을 덜어주고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제도로서 4월15일부터 장기요양서비스 신청을 받아 조사 및 등급판정을 시작으로 7월1일부터 본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은 누구나 건강하고 오래 살기를 원한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세계 보건 통계 2007’에 따르면, 2005년 통계를 기준으로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78.5세로 전세계 194개국 가운데 26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음성군의 경우도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2006년 기준 13.90%로 이미 고령사회에 접어들었으며, 이미 대다수의 농촌지역이 고령사회에 진입해 있는 실정이다.

인간은 누구나 노후를 맞게 마련이며, 노년의 삶이 편안하고 행복하기를 바란다.

노인의 부양문제는 노인들 자신이나, 노부모님을 모시는 일부 가정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사회가 공동으로 풀어나가야 할 사회문제이며, 우리는 이제 노인부양의 일차적 책임이 가족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전체의 공동의 책임이라는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의 시행은 노인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함은 물론, 가족의 부양부담 감소와 함께, 미래가 불확실한 노인들의 복지에 기여하고 며느리의 눈물을 닦아주는 제2의 효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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