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물류회사인 프로로지스가 한국에 대한 투자약속을 잇따라 밝히고 있지만 투자대상 지역과 규모 등 논란이 불거지면서 과연 무엇이 진실인가를 놓고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프로로지스는 지난 4·9총선을 앞두고 충북 충주지역에 전략공천된 윤진식 한나라당 후보가 충주지역에 5억달러(5천억원) 규모로 투자협약을 이끌어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부각된 기업이다.

그러나 프로로지스의 투자협약 내용의 실체가 불분명하다는 논란과 의구심이 가시지 않고 있어 실제 대규모 투자로 이어질 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실 프로로지스는 수년전부터 최근까지 대규모 자본력을 바탕으로 경기도 부천과 안성, 남양주, 인천, 평택 등 많은 지역과 수십억달러의 대규모 투자협약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가운데 최근 충주시와도 대규모 투자협약을 체결해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실체가 불분명한 투자협약을 남발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실체 불문명… 투자 이어질지 관심

이처럼 프로로지스가 한국의 각 지역에 장·단기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밝힌 규모는 대략 40억달러(4조원대)에 달하는 등 한국을 프로로지스의 동북아 물류 전진기지로 만들겠다는 대형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프로로지스가 투자협약 내용을 계획대로 이행할 지 여부는 계속 지켜봐야 할 상황인데다 구체적인 투자이행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어 아직 깊은 신뢰를 주지는 못하고 있다.

우선 프로로지스의 투자협약 내용이 지역별로 겹치고 있다는데 혼란을 주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6일 미국 뉴욕에서 한국투자환경설명회를 통해 약 12억 달러 규모의 외국인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세계적 물류회사인 프로로지스가 평택을 비롯한 경기도 7개 시·군과 충북 충주, 경남 밀양, 전북 군산, 부산 신항만 배후 물류지역 등 전국의 주요 항만 및 내륙물류기지 개발에 총 10억 달러를 투자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프로로지스의 투자가 이미 2007년 12월에 당시 노무현 정부의 산업자원부 및 경기도와 함께 투자 양해각서(MOU)가 체결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논란의 발단은 2007년 12월 경기도와 프로로지스 간에 체결된 10억 달러 규모의 MOU 관련 내용이 이번 이명박 대통령의 방미성과로 보도된 투자유치 내용과 같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자 청와대는 경기도 부천, 안성, 경남 밀양, 충북 충주, 전북 군산, 부산신항만 등에 프로로지스사와 10억 달러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발표한 것은 실무자의 실수라며 경기도 평택과 남양주에 한해 각각 5억 달러씩 투자를 유치했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경기도도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 제프리 슈워츠 프로로지스사 회장 간에 체결한 양해각서 및 투자의향서가 경기도 평택항 배후물류단지(5억 달러)와 남양주·평택 내륙물류단지(5억 달러) 등에 한정된 것이라고 밝혀 이를 뒷받침했다.

결국 청와대가 발표한 충북 충주 등 비수도권 4개 지역에 대한 투자는 이날 체결한 양해각서와 무관한 것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이번 외자유치는 지방이 아닌 수도권에 투자가 확대된 셈이다.

그렇다면 2008년 3월19일 프로로지스가 충북 충주시와 대규모 물류센터를 건설하기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은 어떻게 설명될 것인가. 당시 비공개로 진행된 체결식에서 프로로지스는 5억 달러를 투자, 충주 일원에 33만여㎡의 물류단지를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충주시와 협약내용 이행해야

다만 선거시기가 겹쳐 MOU를 비공개로 진행했으며 투자규모, 입지 등에 대해서는 선거가 끝난 후 추가로 밝히겠다고 했지만 아직 구체적 진실은 공개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충주시와의 투자협약이 선거를 의식한 이벤트 아니냐는 비난이 쏟아졌던 이유다. 또 실현 가능성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제기된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 같은 의혹과 의구심을 떨쳐 버릴 수 있는 방법을 프로로지스가 갖고 있다는 점이다.

실천 방법은 투자협약 내용대로 이행하는 것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프로로지스가 중부내륙의 교통요충지인 충북 충주시를 투자 대상지역으로 분명하게 선택했다면 최대 40억달러 투자계획에 충주지역을 반드시 포함시키겠다고 선언하면 된다.

세계 제1의 물류개발 및 운영전문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는 프로로지스가 국토의 중심인 충주시를 한국 제1의 물류도시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조속히 제시하는 것만이 불필요한 의혹을 잠재우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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