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나 TV 드라마의 배경이 됐던 곳이 테마관광상품으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일본 영화 ‘러브레터’의 여주인공이 죽은 애인을 떠나보내며 절규하던 광활한 설산, 불치병을 앓고 있는 연인의 시한부 삶을 아름답게 채색했던 할리우드영화 ‘뉴욕의 가을’등. 이제 영화의 무대가 됐던 촬영장소는 내용의 부수적인 사안이 아니라 영화적 아름다움을 완성시키는 중요한 역할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어제와 같은 오늘이 아니길 바라는 절실한 심정은 아랑곳없이, 도무지 변함 없는 일상이 괴로울 때는 화제 만발했던 영화 무대를 찾아 잠시나마 영화의 주인공이 되어봄은 어떨까.

-맹방해변 바닷소리 들리는듯-

#영화 ‘봄날은 간다’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라는 명 대사를 남긴 허진호 감독의 영화‘봄날은 간다’은 특별한 데이트를 원하는 연인들을 위한 장소다. 자연의 소리를 녹음하는 엔지니어와 이혼의 아픔을 겪은 아나운서의 만남을 통해 사랑의 본질을 이야기하고자 했다.
영화적 아름다움을 완성시킨 곳은 삼척시 근덕면 강화순 할머니 댁 대나무숲. 바람에 대나무가 흔들리는 소리는 흡사 웅장한 교향곡을 듣는 듯 하다.
신흥사는 주인공들이 눈 내리는 소리를 채집하며 사랑을 교감하는 장소. 통일신라 말기 범일국사가 창건한 이후 조선 순조 때 중수 후 신흥사라 이름 붙였다. 대웅전 앞에서 새벽 산사의 풍경소리를 듣는 묘미는 남다르다.
바닷가 파도소리를 녹음하던 맹방해변은 약 4㎞에 달하는 긴 해안선이 아름답다. 햇볕에 부서지는 부드러운 백사장과 짙푸른 동해안의 바다 색깔, 바람에 일렁대는 파도소리 모두 완벽한 자연의 선물이다.

-축령산 수목원 감탄사 절로-

#영화 ‘편지’
삶이 단 몇 일 밖에 남지 않았다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영화 ‘편지’는 홀로 남겨 질 사랑하는 이의 아픔과 고통을 위해 기도하는 떠나는 사람의 지극한 사랑을 그린 영화. 황동규 시인의 시 ‘편지’의 신드롬과 함께 하루아침에 유명세를 타버린 곳이 아침고요수목원. 이름도 예쁜 이 곳은 영화의 주요 무대로 사랑의 시작과 이별 모두 이곳에서 이뤄진다. 이른 새벽 전화를 걸어 좀처럼 보기 어려운 ‘개불알꽃’이 핀 광경을 함께 감상하고 감동하는 장면, 여자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살아보고 싶을 정도로 테라스가 예쁜 화이트 하우스, 사별 뒤에도 분신으로 서있는 ‘환유나무’ 등 모두 여기서 발견할 수 있다. 경기도 가평군 상면 행현리 축령산 기슭에 자리한 아침고요수목원은 일반 수목원과는 달리 원예미학적 요소를 중시해서 만들어진 것이 특징이다. 10만평 규모에 원예수목원, 한국정원, 야생화정원, 침엽수정원, 아이리스정원, 하경정원, 분재정원, 정원나라, 성서정원 등 테마별로 꾸며져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오대산 방아다리 연인들의 숲-

#TV 드라마 ‘겨울연가’
첫사랑을 잊지 못해 그를 닮은 남자를 사랑하는 여자의 미묘한 심리와 그런 그녀를 통해 운명과 진정한 사랑의 깊이를 깨달아 가는 스토리로, 부동의 시청률을 자랑하던 TV 사극 ‘여인천하’를 단숨에 제압한 폭발적인 인기 드라마 ‘겨울연가’의 무대는 설원이 눈부신 용평스키장. 스키 마니아라면 더 할 나위 없이 좋은 장소이며, 스키에 취미가 없는 연인들일지라도 단 며칠 남은 겨울이 아쉬운 이들이 겨울 낭만을 만끽하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오대산 방아다리 연인의 숲, 가평 남이섬 일대도 돌아본다. 하얀 설화가 환상적인 오대산은 병풍처럼 둘러싼 봉우리와 아름드리 전나무가 눈과 어우러져 이국적인 정취를 느끼게 한다. 남이섬은 조선시대에 25세 나이에 병조판서를 지낸 남이장군의 이름을 딴 섬으로, 원래는 홍수 때에만 섬이 되었으나 청평댐이 건설되면서 완전한 섬이 되었다. 석양 무렵의 낙조가 무엇보다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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