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물건은 때론 사람을 가르치고 해답을 주기도 한다.’

우리 사회도 명품을 즐기는 이른바 ‘명품족’이 늘어가고 있다. 청소년들까지 열광하게 만드는 명품의 가치는 무엇인가.

오디오 칼럼니스트이자 사진작가 윤광준씨는‘생활명품산책’(생각의 나무刊)에서 명품은‘쓸모에 가장 적절하고 만든 이의 정신이 담겨있으며 쓰는 이의 애정과 추억이 어려있는 물건’이라 정의 내린다.

이처럼 이 책은 명품에 대한 일반적인 소개가 아니라 예술품들의 문화적 가치에 비해 저급하게 평가된‘물건’에 담겨있는 인간의 정신을 밝혀보고 있다.

어찌보면 하찮을 수도 있는 생활용품이지만 산악계의 영웅 허영호가 1995년 북극해 횡단 때 신었던 송림제화의 특수 방한화, 급작스런 기상 변화나 일교차가 큰 기후에서도 쾌적한 느낌을 만들어주는 마모트 고어텍스 재킷, 경험에 근거, 치밀한 인체공학으로 탄생된 도이터 색, 디자인과 기능이 절묘하게 조화된 쿼드 34·405-2 앰프, 시력 장애 보완 기능에서 얼굴의 미적 감각이 상승효과를 내는 피에르 발만 안경 등 명품으로 통칭되는 물건들은 시간을 더해 원숙해진 인간의 경험과 예지가 담겨 있다.

몽블랑 만년필은 문방구 상인이었던 클라우스 요하네스 휘스와 은행가 크리스찬 W. 라우센, 베를린의 엔지니어 빌헬름 잠보, 세 사람의 합작으로 1906년 독일 함부르크에 작은 만년필 공장을 세운 것으로 시작된다.

최고의 만년필을 만들겠다는 이들의 신념과 철저한 장인정신은 1924년 ‘마이스터스튁’이란 세계 최고급품을 탄생시키고 지금까지 78년 동안 계속 생산되는 몽블랑의 상징적 제품이 된다.

펜촉 1개 만드는데 150여 공정과 6주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 철저한 장인정신을 고수하는 몽블랑의 철학처럼“많이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최고의 것을 만드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관점에서 오랫동안 사랑 받아온 지포 라이터, 산요 면도기, 빅토리녹스 나이프, 맥라이트 손전등, 메주몽고간장, 레드락 맥주, 던힐 라이트 담배, 필립스 전기 주전자, 라코스테 폴로 셔츠, 와코루 팬티 등 18가지의 명품 이야기를 소개한다.

또한 격이 있는 물건에 도달하기까지 겪는 수많은 일들과 함께 남과 다른 나만의 삶을 연출하는 비법을 전하고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한 선에서 습관적인 궁상도, 터무니없는 사치도 떨쳐버리고 진정한 의미의 고급한 격조 지향의 삶을 추구하길 충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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