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산업단지는 충북경제를 말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곳이다. 충북경제의 허리를 담당하고 있다거나 충북경제의 핵심으로 표현되며 충북도내에서는 생산과 수출 등 경제와 관련해서 무조건 최고 또는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곳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특히 청주산업단지는 중부권 최대규모인 총 409만8천㎡(약 124만평) 부지에 267개 업체가 입주해 있고 2만3천여명의 근로자가 연간 9조원의 제품을 생산해 47억불을 전 세계에 수출하고 있는 전형적인 산업단지로 자리를 잡았다.

청주산업단지는 1969년부터 조성되기 시작했기 때문에 내년이면 무려 40년의 역사를 갖게 되고 1979년 청주산업단지관리공단 처음 설립과 함께 입주업체의 본격 가동이 시작되면서 충북경제 30년의 역사를 매년 새롭게 써온 산 증인이다.

그러나 청주산단은 오랫동안 전통적인 굴뚝산업의 핵심기지 역할을 수행해 오다보니 오늘날 주거와 연구, 생산, 레저 등이 어우러진 복합 첨단 산업단지로 내세우기에는 미흡한 점이 많은 게 현실이다.

생산·수출 성장세 둔화 위기

우선 청주산단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우량 중소기업과 영세 중소기업간 양극화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지역내 파급효과가 큰 대기업이나 우량기업들 보다 자기공장을 갖지 못한 임대기업들로 채워지면서 점차 영세화로 접어들고 있다.

특히 하이닉스 반도체와 LG그룹 계열사 등 일부 대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고 산업구조 개편에 부응하지 못한 대부분 입주업체의 부가가치가 현저하게 떨어져 생산과 수출의 성장세가 점차 둔화될 위기를 맞고 있다.

또 충북도의 전략산업 집중 육성과 지역균형 발전 계획에 따라 청원 오창과학산업단지가 본격 가동되고 오송생명과학단지 조성 완료, 충주 첨단산업단지 조성과 기업도시 추진, 도내 시·군 산업단지 조성 및 기업유치와 가동 등 산업형태와 구조의 다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점에 비춰볼 때 오랫동안 정체돼 있는 청주산단의 변화 모색은 시급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현재 청주산단의 현실은 어떠한가. 청주산단은 가동중인 공장이 모두 267개 업체로 2000년 183개 업체에 비하면 무려 84개 업체가 늘어나 양적인 팽창을 계속해왔다.

청주산단은 분양이 모두 종료된 상황이기 때문에 충북도와 청주시의 투자유치로 충북에 입주를 희망하는 우량기업이 청주산단에 신규 입주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첨단산업으로의 업종 다변화가 쉽지 않다.

더욱이 청주산단 입주업체는 자가 공장이 122개업체이고 임대공장이 무려 149개업체에 달한다. 일부 공장은 공장 가동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기보다 임대업에 눈을 돌리고 있어 임대공장이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이처럼 청주산단이 점차 노후화되고 영세화되고 있다는 문제 제기에 해법으로 제시되고 있는 것이 소위 아파트형 공장 건립이다.

청주시는 올해 400억원을 들여 민간투자 방식으로 1, 2산업단지내 아파트형 공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청주 1, 2단지내는 총 151개 입주업체중 61.5%인 93개업체가 소규모 영세 분할 임대업체로 운영돼 건물 노후로 작업환경이 열악한데다 산업단지 이미지가 저해되는 등 기업 유치에 어려움이 발생되고 있는 실정이다.

청주시는 이미 2개 민간업체가 아파트형 공장을 건립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3월 중 사업추진 업체의 윤곽이 가시화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소규모 영세 임대업의 확산을 방지하고 부족한 공장입지 확보를 위해 아파트형 공장을 적극 유치해 1, 2단지를 새롭게 변화시키겠다는 청주시의 계획은 공감을 얻고 있지만 선결돼야 할 과제가 많아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아파트형 공장 건립 신중해야

아파트형 공장은 기존 제조업체 공장과는 달리 공해 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첨단IT, 소프트웨어, 정보통신산업 등을 집적화해 토지이용을 고도화하는 등 관리운용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다층형 집합건물 개념 공장이다.

따라서 청주시는 아파트형 공장 개념에 부합하는 업체를 선정해야 하고 공장부지를 어느 곳에 확보할 것인지 해당 기업주와 사전에 충분한 협의를 거쳐야 한다.

특히 청주산단에 적용되고 있는 수질오염총량제에 따라 오폐수를 배출해야 하는 신규 공장유치가 어려운 현실을 타개할 수 있는 행정규제 개혁을 위한 적극적 노력이 필요하다.

이처럼 산업용지 입지난 해소와 산업단지 활성화를 위한 아파트형 공장 건설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성급하고 설익은 계획을 쏟아내기보다 청주산단에 대한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람직한 발전방향 논의를 거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