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기업 정부를 지향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와 조만간 출범할 이명박 정부에 대한 기업인들의 기대감이 크다. 또 장기불황과 경기침체로 고통 받고 있는 많은 영세 상인과 서민 등도 경제인출신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반드시 경제를 활성화시킬 것이라는 강한 믿음을 보여주고 있다.

오죽하면 많은 사람들이 “모든 것이 경제만 살리면 되는 게 아니냐”며 묻지마 지지를 보내겠는가. 아무튼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를 배출한 지금의 경제현실에 비춰 예전에 찾아보기 힘든 기이한 사회현상이 팽배해 있는 것 같다.

이를 뒷받침하듯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이명박 당선자의 의도에 부합하는 친기업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다. ‘친기업’이 아니라 ‘친재벌’성향을 보인 것이 아니냐는 비난과 의구심을 받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실제 인수위원회는 금산분리 완화, 출자총액제도 폐지, 지주회사 설립 요건 완화, 대기업의 수도권 공장 신·증설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고 국세청과 공정위에도 기업친화적으로 세무조사와 경쟁 조사를 벌일 것을 주문했다. 오랫동안 정치인과 고위공직자들의 성역으로 남았던 공항 귀빈실을 기업인들이 사용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대한민국 99%의 힘은 중소기업

경제관련 정책과 비전이 쏟아지고 있지만 일련의 정책과 관련된 언론보도를 놓고 보면 대기업 위주의 경제정책이 두드러지게 눈에 띄는 게 사실이다.

역대 정권들이 기업을 정권유지와 창출 등 수단으로 이용하고 평가절하 했던 것과 시민단체와 진보진영이 기업을 천민자본주의로 매도하며 가치를 폄하했던 일부 사례에 비춰볼 때 이 당선자의 기업친화적 정책 추진은 실로 대단한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이에 대해 이 당선자측은 이 당선자가 경제 대통령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기업들이 투자 활성화에 나서도록 유도해 경제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친기업이라기 보다 ‘비즈니스 프렌들리’(business friendly), 즉 기업 친화적이 적절하다고 설명한다.

물론 한국경제에서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고 국가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대기업들이 글로벌시대에 국내의 비좁은 영역을 벗어나 세계 기업들과 무한 경쟁을 펼쳐야 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또 대기업들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기업경영에 발목을 잡는 각종 규제를 풀어줄 것을 요구하고 또 이를 발판으로 더 큰 성장을 이뤄 궁극적으로 국가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의도를 선의로 해석하게 된다.

특히 일각에서 30대 초반에 대기업 사장에 취임한 뒤 30여년간 대기업 CEO로 활동해 온 이 당선자가 대기업 경영자의 관점에서 대기업의 애로사항에 익숙하기 때문에 대기업 위주 경제정책 추진에 깊은 관심을 보이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한국경제를 지탱하는 근간은 역시 수천개에 달하는 중소기업이고 수만명의 영세 상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또 이를 부정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오죽하면 대한민국 99%의 힘은 중소기업에서 나온다고 중소기업인들이 입을 모아 강조하겠는가. 게다가 중소기업과 관련된 경제활동 인구가 수백만명에다 거느린 가족,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소기업과 소상인을 포함하면 조금도 소홀할 수 없는 게 중소기업이다.

중소기업 관련 기관·단체나 기업인들이 중소기업을 규모가 작고 좁은 의미의 해석하지 않고 ‘중요하고 소중한 기업’을 일컬어 중소기업이라고 지칭하는 것만 보더라도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짐작할 수 있고 자부심 또한 대단하다는 것을 인정하게 된다.

지원정책·대책 등 검토해야

이것 하나만으로도 앞으로 이 당선자와 이명박 정부가 중소기업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소홀히 할 문제는 아니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물론 이 당선자가 수천·수만개에 달하는 중소·영세기업의 애로사항이나 고충을 일일이 이해하고 챙기는 것이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결국 이 당선자가 친기업 대통령이 아니라 기업친화적 대통령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서는 대기업 관련 정책 변화에 발맞춰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정책과 대책을 철저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업역과 규모에서만 차이를 보일뿐 동반자이며 상생해야 할 선의의 경쟁자이기 때문이다. 이 당선자는 올 초 중소기업 대표 25명을 만나 중소기업들이 안고 있는 고충과 애로사항, 중소기업 지원정책 등에 관해 격의 없는 의견을 교환했다.

모쪼록 이 당선자는 이날 중소기업인들이 전달한 중소기업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염두에 두고 향후 실효성 있는 중소기업 정책을 펼쳐 친기업이 아닌 기업친화적 대통령으로 모든 기업인들에게 인정받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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