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유명작가인 모파상(Henri Rene Albert Guy de Maupassant)의 소설 ‘목걸이’는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난 루아젤이란 여인의 허영에 찬 삶을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루아젤은 늘 상류사회를 동경해 왔지만, 자신의 처지에 돈많고 사회적 지위도 높은 사람과 결혼한다는 건 ‘희망사항’일 뿐이었다.

루아젤은 결국 교육부 하급 공무원과 결혼을 하게 되지만, 멋진 식당에서 비싼 음식 한 번 제대로 먹지 못하고 예쁜 옷 한 벌 제대로 사입지 못하는 결혼생활이 늘 불만이다. 

남편은 그런 루아젤이 못마땅하면서도 한편으로 안쓰러워 어느날 아내를 기쁘게 해 줄 생각에 상류사회 인사들이 모이는 교육부장관 주최 파티 초대장을 건넸다.

그러나 루아젤은 기뻐하기는커녕 “그런 파티에 뭘 입고 가란 말이냐”며 버럭 짜증을 내며 초대장을 내던졌다.

남편은 사냥총을 사기 위해 아내 몰래 모아뒀던 400프랑으로 아내에게 파티에 입고 갈 옷을 사줬다.

허영은 자신을 망치는 길

루아젤은 새 옷이 생겼지만 그래도 불만이었다. 파티장에서 누구보다 아름답게 보이고 싶은 욕심 때문이다.

루아젤과 남편은 생각 끝에 루아젤의 부자친구에게 목걸이를 빌리기로 했다. 루아젤은 친구가 갖고 있던 장신구 중에 가장 비싸고 아름다운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빌려 파티에 참석하게 된다.

새 옷에 광휘로운 다이아몬드로 치장한 루아젤은 파티장에서 단연 돋보여 모든 남성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게 된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친구에게 빌려 온 다이아몬드 목걸이가 없어진 사실을 알고는 절망에 빠졌다. 

친구에겐 차마 잃어버렸다는 말을 하지 못한 채 전전긍하던 루아젤과 남편은 잃어버린 목걸이와 가장 비슷한 목걸이를 사서 줄 생각으로 보석상을 찾았는데 목걸이 가격이 무려 3만6천프랑이나 됐다.

부모에게 물려받아 간직해 오던 돈과 여기저기 빚을 내 겨우 마련한 돈으로 루아젤 부부는 목걸이를 사서 친구에게 돌려줬다.

루아젤 부부는 그 뒤 빚을 갚기 위해 10년 동안이나 온갖 고생을 해야만 했다.

빚을 다 갚고 난 뒤 우연히 친구를 만난 루아젤은 “사실은 네가 빌려준 목걸이를 잃어버려 보석상에서 비슷한 목걸이를 사서 돌려준 것”이라고 고백한 뒤 그 때문에 진 빚을 갚는 데 10년이나 걸렸다고 털어놨다.

그 말을 들은 친구는 “그 목걸이는 진짜 다이아몬드가 아닌 가짜 다이아몬드로 500프랑이면 살 수 있는 것”이라고 냉소를 짓는다.

이 소설은 ‘허영(虛榮)’은 곧 자신을 망치는 일이라는 교훈을 준다.

친구에게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빌리지 않았다면 10년 동안이나 온갖 고생을 하지 않아도 될 일이었다.

자기가 처한 현실이나 능력을 외면한 채 욕심을 부리면 오히려 큰 손해를 보게 되고, 현재의 삶에 대한 불만과 비관만 늘어나 자신의 삶에 만족할 줄 모르게 된다.

최근 우리사회엔 이같은 허영이 판을 친다.

최근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신정아 파동도 결국 한 여인의 허영심에서 비롯된 일이다.

정치권도 허영에서 자유롭지 못하긴 마찬가지다.

냉담한 국민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저마다 국민의 높은 지지와 신뢰를 받는 ‘대통령감’이라고 떠들어댄다.

정부의 실정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부풀려진 지지도에 기고만장하는 한나라당이나, ‘대통합’운운하며 간판만 바꿔 단 ‘도로열린우리당’ 모두 ‘정치적 허영’에서 헤어날 줄 모른다.

허영을 벗어야 희망이 있다

대다수 서민들은 하루하루 먹고 살 걱정에 힘겹기만 한 데도 ‘의도적 오류가 반영된 산술적 통계’만을 내세워 ‘한국경제의 전성기’라고 선전하는 정부도 허영 투성이다.

‘절대적 정의(正義)와 선(善)’이란 독선과 편견에 빠져 자신에 대한 비판을 ‘악(惡)’으로 규정하는 시민사회단체 등 일부 특정집단도 ‘이념적·판단적 허영’에 함몰돼 있다.

‘로또’ 한 방이면 인생이 바뀐다는 망상에 젖어 있거나, 타워팰리스와 벤츠를 동경하는 적지 않은 사람들도 허영의 포로다.

허영을 벗지 못하면 희망이 없다. 희망이 없으면 발전과 성장도 없다. 발전과 성장이 없으면퇴보하고 도태될 수 밖에 없다.

목표와 허영은 명백히 다르다. 목표는 이루고자 하는 노력이 수반되고 달성하지 못한다 해도 스스로 노력에 만족하지만, 허영은 자아도취에 빠진 끝없는 욕심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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