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보재정 파탄의 책임 소재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행정부를 감시, 견제해야할 국회도 자성보다는 `네탓’ 변명으로일관,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는 의보재정 파탄이 `예고된 재앙’이었음에도 불구, 손을 놓고있다가 막상 일이 크게 불거지자 정부와 시민단체 등에 전적으로 화살을 돌리며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복지위 소속 한 의원은 “의약분업은 15대 국회때 이미 성안된 것”이라며 “우리가 이 문제를 다루기 시작한 때는 이미 의사들이 머리를 깎고 집단 시위를 벌이는등 거센 반발로 의료 소비자인 국민 시각에서의 접근이 쉽잖은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어떤 의미에선 시민단체도 반성해야 한다”면서 “장기적 안목을 갖고차분히 접근해야할 의약분업을 `개혁’을 내세워 몰아붙인 게 시민단체 아니냐”고 주장했다.

다른 의원은 “정부가 개혁이라고 밀어붙이니까 국회 차원에서 부작용에 대한 사전 대비를 철저히 못한 측면이 있다”면서 “솔직히 국회가 뭘 할 수 있느냐”고 국회의 `역할 한계론’을 제기했다.

그는 “우리가 지난해 국감에서 의보재정 파탄이 곧 닥칠 것이라는 점을 누누이지적했다”면서 “그런데도 정부가 말을 안 듣고 변명만 하니 달리 방도가 없었다”고정부측을 겨냥했다.

한나라당 김홍신 의원은 이와 관련, “의약분업 시행 10일전 복지위 전체회의에서 의보 재정과 관련, 결국 국민 호주머니에서 돈을 꺼내가는 것이 아니냐며 대책을 추궁했더니 당시 차흥봉 장관이 이를 부인했다”면서 “보건복지부의 판단착오나 무능력에서 빚어진 일”이라고 주장했다.

전용원 보건복지위원장은 “김대중 대통령이`내 책임’이라고말하지 않았느냐”면서 “우리도 국감과 전체회의 등을 통해 의보재정에 대해 매섭게추궁했다”고 국회쪽에선 할 만큼은 했다는 입장을 강변했다.

보건복지위는 당초 19일 전체회의를 열어 의보재정 파탄 문제를 따지려 했으나정부 여당측 준비 미흡으로 이를 20일로 연기했다가 다시 23일로 넘기는 등 시급한현안에 손을 놓고 있다. 전체회의가 어렵다면 간담회라도 열어 대책을 강구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 국회 관계자의 얘기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