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시작됐다. 사람마다 조직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겠지만 목표를 설정하고 의도한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준비를 다져 나가는 시기다.

해서 신년 들어 각 자치단체들도 올 한해의 원대한 포부를 제시하고 있는데 구태여 공통 단어를 찾자면 어느 자치단체 할 것 없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제일 목표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세부적인 실천 방법으로는 기업 유치와 관광 활성화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잘 사는 지역을 만들기 위해 이만한 방법이 어디 있을까 만은 한정된 기업 자원과 비슷비슷한 여건을 가지고 기업 유치와 관광 활성화를 외치지는 않나 싶어 해마다 아쉽기만 하다. 그렇다고 애써 외면하기에 이 두 가지는 지역경제를 부양하는데 있어 너무나 큰 명제다. 대동소이한 경제 촉진책을 두고 단기적 안목에서 행정을 집행해 왔던 관행으로부터 차별화를 이루지 못한 아쉬움이 들기도 하고, 진작 선행돼야 했을 경제 발전의 밑그림이 의도와 의욕에 미치지 못하다보니 해마다 구호성 경제 활성화가 번복되는 일이 있게 된다. 새로운 시작을 하면서 계획과 실천을 효율적으로 하기위한 근본적인 밑그림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자 한다.

대개의 조각가는 얼굴을 만들 때 코는 크게 눈은 작게 시작한다는 얘기가 있다. 코를 처음부터 작게 하면 나중에 늘릴 수 없을 뿐더러 눈 역시 처음부터 크게 파 놓으면 줄일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야 전체적으로 얼굴선에 맞는 눈과 코를 조각할 수 있고 표정을 담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 발전의 전체적인 밑그림을 그리는 데도 이러한 작법이 참고 될 수 있다. 전체적인 균형을 위해서 비축할 것과 미리 장만할 것을 감안해 주는 것이다. 또 아무리 철저한 준비 과정을 거쳤더라도 진행의 흐름에는 여러 가지 변수가 존재한다는 사실도 염두 해야 하며 정책을 추진하면서 나타나는 오차를 줄이기 위해서 또는 외부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기초가 중요한 것이다. 이미 얼굴의 윤곽이 나와 있는데 표정을 위해 눈과 코를 붙인다면 앞뒤가 맞지 않는 셈이다. 당연히 전체적인 조화가 맞지 않을 것이다. 밑그림을 제대로 그려야 하는 이치에서 경제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 기업 활동을 위한 장기적인 준비와 즉각적인 지원, 뿐만 아니라 외부와의 유동성 증대를 위한 인프라 구축과 마인드 형성. 이런 점이 경제 발전에 선행돼야 할 밑그림이다. 표정은 적당한 크기와 위치에 의해 자연스레 나타나기 마련이다.

경제 활성화라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투입돼야 할 정성을 감안하면 1년이라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기업 경영에서 1년은 단기 계획의 범주에 든다. 1년을 받쳐줄 밑그림에 시간과 비용을 꾸준히 투자해야 한다. 다만 경제 발전을 위한 계획은 조각 작품과 달리 차이가 있는데 이는 영속성이다. 하나의 조각 작품은 완성으로 끝나지만 경제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전제로 계획되고 단계적 실천이 따라야 한다. 1년 계획은 10년, 20년 아래서 준비돼야 한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