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충북도청에서 고위 공직자로 계시던 분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다.

오랫동안 행정 경험을 하다보니, 결재 받으러 온 직원이 말을 꺼내기도 전에 얼굴만 봐도 그 일이 잘 될지 잘못 될지를 알 수 있더란다.

여러 방법으로 직원들의 유형을 분류할 수 있겠지만, 일에 대한 마음가짐을 갖고 크게 나눠 보면 두 부류가 있다고 한다. 일을 할 때 ‘이건 내 일이다’라고 생각하는 부류와 ‘상사가 시키니 한다’라는 부류라는 것이다.

‘내 일’이라고 생각하는 직원은 첫 인상에 자신감이 있고, 걸음걸이도 씩씩하다고 한다. 결재 건에 대한 설명도 적극적이고, 어떤 문제를 지적하면 우선적으로 해결방안이 무엇일까 생각한다고 한다.

‘남 일’이라고 생각하는 직원은 억지로 하는 것이 금방 표가 나서 걸음도 쭈뼛거리고 뭘 물어봐도 제대로 답변을 하지 못한다고 한다. 문제를 지적하면 ‘어떻게 하면 안할 까’하고 안 되는 쪽으로만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직원의 경우는 얼굴만 보고 결재를 해도 좋은 결과를 가져오게 되고, 부정적인 직원의 경우는 결재안을 아무리 자세히 검토하고 지적을 해줘도 결국에는 엉뚱한 결과를 가져오더라는 것이다.

나도 공감을 표했다.

다른 변수가 같다면 하는 사람의 능동적인 자세와 수동적인 자세가 가져오는 일의 성과나 만족도는 크게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하면 ‘내 일’이라는 능동적인 태도를 가질 수 있을까.

우선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이 중요하다. 내가 나를 못 믿는데 남에게 믿어달라고 할 수는 없다. 경험 많은 상사들은 내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알 수 있다고 하지 않는가.

이런 믿음은 부단한 자기 계발과 책임의식을 통해 길러진다. 특히 중요한 것은 일에 대한 책임감인데, 내 일이기 때문에 그 결과에 대해서는 내가 책임을 진다는 자세는 비록 일이 실패할 지라도 자기에게 보탬이 된다.

책임을 짐으로써 다음 일을 할 때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방법 한 가지를 확실하게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능동적인 자세로 일하는 사람은 자기성장을 꽃피울 소중한 씨앗을 늘 배양하고 있는 것과 다름이 없다.

자기 자신에 대한 불신은 나를 움츠러들게 하고 삐딱한 길로 가게 한다. 결국은 일이 잘못되고 그 책임을 누구에게 돌릴 까 두리번거리게 한다. 그 결과가 어떨지는 더 말할 나위도 없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비전이다. 시대의 패러다임 변화를 정확히 파악하고, 자신과 조직의 장단점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을 통해 ‘내 일’의 비전을 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확실한 ‘내 일’에 대한 목표와 긍정적인 태도는 쓸데없는 낭비요소를 줄이고 시행착오를 예방하며, 달성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생각나게 하고 어려운 문제가 생겨도 ‘이 정도쯤은 극복할 수 있어’라는 용기를 준다.

비전이 불확실하면 ‘혹시 무슨 일이 생기지나 않을까’하는 불안과 망설임 속에 때를 놓치기 쉽고, 문제가 발생할 경우 쉽게 현실과 타협하게 됨으로써 예상치 못한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새해에는 ‘남 일’이 아닌 ‘내 일’을 열심히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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