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대 충북도의회는 지방의원유급제 이후 개원해 올 한해 충북도민의 기대와 관심을 받으며 출범했다. 의회의 전문성과 자질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로서 찬·반논란이 있는 와중에 의원유급제가 결정됐고 하반기 행정사무감사와 예산안 심사가 이뤄졌다. 행정사무감사는 도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충북도의 정책집행에 대해 감시·감독하며, 평가와 문제점을 파악해 행정의 낭비를 줄이고 도정운영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는 의정활동의 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지방자치가 시행된 지 10여년이 넘도록 도의회의 행정사무감사 수준은 여전히 통과의례 행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감사행위의 실질적인 주인인 도민을 무시한 채 무책임하고 의례적으로 진행됐다고 볼 수 있다. 쟁점발굴이 일부의원에만 국한됐고 대부분의 의원들의 감사 준비는 도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사전에 자료를 조사해서 감사에 임하는 의원이 있는가하면 전년도 질의 내용을 반복하거나, 일반현황에 대한 질의를 하는 등의 의례적인 감사에 그쳐 의원간 전문성과 성실성의 편차가 심각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번 행정사무감사에서는 밀레니엄 타운, 도지사 호화취임식, 도지사 관사 문제, 한·미FTA 등 정부종합감사에서도 제기됐던 지역의 현안과 전국적 이슈에 대한 언급이 없어 아쉬웠다. 특히 한·미FTA가 우리지역에 미칠 파급효과에 대한 고민과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함에도 이에 대한 문제인식과 입장을 전혀 갖고 있질 않아 알맹이 없는 행정사무감사라는 지적이 불가피하다.  

초선의원들의 의욕적인 활동과 스스로 변화하려는 모습들은 이후 8대 의회가 지속적으로가져가야 할 자세일 것이다. 유급보좌관제 논란으로 또 한번 도민을 실망시킨 만큼 이에 부합하는 전문성과 자질을 키우는 일은 현재 도의회가 해결해야할 가장 시급한 문제라 할 수 있다. 전문성을 갖춘 실력있는 의회로 거듭나 도민의 사랑을 받는 열린 의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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