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되고 또한 겨울 방학이 되면 걱정거리가 생기는 가정이 많다. 난방비 문제가 제일 크지만 그중에 겨울 방학 동안 방치 되고 방임 되는 아동들 또한 시급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음성군의 경우 겨울 방학 동안 혼자서 점심을 마련하든지 아니면 라면 등으로 끼니를 이어야 하는 아동의 수가 800여명에 이른다고 한다. 소년·소녀가장, 조부모아동, 한 부모 아동, 또한 두부모의 출근으로 혼자 점심을 준비 하고 끼니를 걸러야 하는 아동들은 선진국이라는 우리나라의 그림자 속에서 잘 보이지 않는 암울한 모습이다.

그 결식아동들을 위해 나를 태워 그를 시와 촛불로 밝힌 시간이 있었다.

낙엽들의 쉰 목소리가 초겨울을 알리고 있는 시간에 금왕 도서관에서 시 창작 과정을 공부하는 짓거리문학회원들의 주관으로 충청매일 창간 7주년 기념 결식아동 돕기 ‘인사 시 콘서트’가 열린 것이다.

자신을 내 보인 모든 것을 털어내어 자연을 가꾸는 억새와 낙엽으로 치장한 시의 장 속에 음성군내 인사들이 귀를 기울이게 하는 시낭송을 하며 정성과 사랑을 반죽한 것이다.

그곳엔 짓거리시 문학회원 21명이 온 몸을 살라 그림과 글을 쓴 알림막이 정을 태우고 있었고 쌈지 돈을 끌러 발간 비를 마련해 펴낸 짓거리시문학 제4집 ‘낙엽 타는 냄새에 배인 연갗가 노래하고 있었다. 여느 문학지의 발간회장과는 그 격이 달랐다. 눈길의 초점을 결식아동 돕기에 모아 꽃을 피운 것이다.

시가 추구하는 진실과 아름다움 찾기였다. 추상적이며 관념적 이론으로 포장하기보다는 움직여서 손에 쥐어줘 허기를 채워주기 위한 시의 마당이었다. 특히 오늘의 구석진 시간을 읽고 의미 있는 빛살을 헌신적으로 쏘아준 지역의 많은 인사들의 움직이는 사랑 그리고 장을 마련해준 도서관장의 열정은 감사함을 넘어 경건하기까지 했다.

들숨으로 채우고 날숨으로 비우는 생명의 순환에서 아름다운 날숨으로 결식아동 품어 안기의 ‘인사 시 콘서트 및 짓거리문학 4집 발간회장’엔 사랑의 꽃이 만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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