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 광혜원면 토굴서 1년8개월 숙성
입안에서 사르르… ‘짬뽕냉면’도 별미

   
 
  ▲ 진천군 광혜원면 토굴에서 1년8개월 동안 숙성시킨 묵은지로 만들어 얼큰하고 진한맛이 일품인 ‘묵은지 김치전골’.  
 

음식을 만드는 데 있어서 원재료의 중요성은 얼마나 될까.

같은 이름을 걸고 영업을 해도 어떤 곳의 음식은 그저 그런 반면 어떤 곳은 눈이 확 뜨일 정도로 맛을 내는 집이 있다.

3년쯤 전부터 ‘묵은지’를 이용하는 식당이 전국 곳곳에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다.

전통적으로 묵은지라 하면 통상적으로 담근 뒤 12개월 이상 숙성된 김치를 말한다. 최소 1년 이상 묵혀야 제대로 된 묵은 맛과 특유의 ‘군둥내’가 나기 때문이다. 이렇게 발효가 잘 된 묵은지는 맛과 영양이 배가 돼 비타민, 무기질, 아스코르브산 등이 많은 건강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장기간 숙성시켜야 하는 특성 상 희소성을 갖는 건 두 말 할 나위가 없다.

이 때문에 ‘중국산 짝퉁 묵은지’가 시중에 나돈다는 얘기도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짝퉁’이 아닌 ‘진짜’ 묵은지를 이용해 제대로 된 맛을 내는 집이 있다.

충북 청주시 상당구 율량동 ‘월악골 묵은김치 전문(대표 김완기·☏043-216-2996)’은 믿고 찾을 수 있는 묵은지 요릿집이다. 냉장고에 오래 둬 강제로 시게 만드는 엉터리 묵은지가 아닌, 진천군 광혜원면 토굴에서 1년8개월 숙성된 진짜 묵은지를 사용한다.

이 집에서 만드는 음식 종류는 8가지. 그 중에서도 ‘묵은지 김치전골’은 김 대표가 가장 자신 있게 내놓는 메뉴다.

두툼하고 먹음직스러운 돼지고기와 큼직한 묵은지 포기를 냄비에 담아 사골·무·다시마·청양고추 씨·파 뿌리·마늘 등을 넣어 3시간 여를 우려낸 육수를 붓고 끓여낸다.

국물을 한 입 뜨는 순간 ‘묵은 김캄 하면 바로 연상되는 신맛이 전혀 나지 않고 부드러우면서 얼큰하고 진한 맛에 먼저 감탄을 하게 만든다.

이어서 씹는 느낌이 거의 들지 않을 정도로 입안에서 부드럽게 녹는 김치에 쫄깃한 돼지고기를 감싸 한 입 가득 물면 그 순간만큼은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 밥 한 그릇이 순식간에 사라진다.

억지로 만든 묵은지는 1시간을 끓여도 그대로 있으며 떫고 쓴맛이 나지만 진짜 묵은지는 그렇지 않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육수를 끓일 때 고추를 그대로 넣으면 색과 맛이 탁해져 씨를 따로 사용합니다. 고기도 국산 생고기만 조달해 쓰고 있어요.”

1인 당 한 그릇씩 나오는, 묵은지 김치전골의 축소판인 ‘묵은지 뚝배기’는 숙취 해소에 그만이다.

이 집의 또 다른 별미는 ‘얼큰한 짬뽕냉면’이다. 짬뽕과 냉면. 언뜻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지만 김 대표만의 비법으로 만들어진 양념장으로 맛을 낸 시원한 국물과 쫄깃한 면발, 양장피의 그것처럼 장식된 고기·야채가 한데 어우러져 그냥 냉면에서는 느낄 수 없는 개운하면서도 진한 맛이 일품이다.

톡 쏘는 겉절이보다 곰삭은 묵은지의 깊은 맛을 느껴보고 싶다면 꼭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묵은지 김치전골 중 1만6천원·대 2만2천원 △묵은지 뚝배기 5천원 △얼큰한 짬뽕냉면 5천원 △묵은지 김치찜 중 1만6천원·대 2만2천원 △묵은지 통삼겹살 7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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