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맛’만 있으면 음식 장사로 성공할 수 있다고 장담하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고 하지만 음식 맛이 없으면 5년, 10년 이상 성공한 음식점으로 인정받기란 불가능하다. 음식업계에는 3·6·9법칙이 있다. 개업하고 3개월 정도는 새로운 것을 찾아 흥미를 갖고 방문하는 손님들이 많은 ‘거품기’다. 이 거품이 어느 정도 빠지면 6개월 동안은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음식점과 이전 3개월 동안 와보지 않았던 손님들이 좀 오는 음식점, 꾸준히 잘 되는 음식점으로 가려지게 된다. 그리고 9개월쯤 지나면 계속 올 손님과 그렇지 않은 손님이 추려지게 되고 개업 후 1년이면 평균 매출을 추산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입지나 서비스 등의 이점이 있다면 개업 후 처음 3개월 동안 다른 음식점들에 비해 좀 수월하게 손님을 끌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6개월, 9개월 이상 그 손님을 유지하는 비결은 단연 음식의 ‘맛’이다. 우리집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맛으로 승부를 해야만 한다.

매년 십만개의 음식점이 늘어나는 요즘은 그 어느 때보다 외식업계의 경쟁이 치열한 시대이다. 이런 때에 남들과 비슷한 음식, 비슷한 맛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 그 곳에 가야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있다면 그 음식점의 성공 가능성은 높아질 것이다. 만약 음식점 창업을 준비하는 당신이 예전부터 음식에 관심이 많았고, 어느 정도는 소질도 있다고 자부한다면 ‘따뜻한 집 춘천막국수’의 K사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재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쟁반 막국수는 K사장이 처음 개발한 음식이다. 지금처럼 고기를 흔하게 먹을 수 없던 시절에 고기와 국수를 여러 가지 과일, 야채와 함께 비벼서 먹을 수 있도록 한 쟁반 막국수는 저렴한 가격으로 영양과 맛뿐만 아니라 그녀가 창업을 했던 1983년도 서민들의 경제 상황에도 적합한 음식이었기 때문에 지금의 그녀가 이뤄낸 성공의 중요한 발판이 된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음식을 하는 것이라면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던 K사장이지만 그녀 역시 쟁반 막국수를 개발한 후 현재의 알싸하고 시원한 맛이 완성되기까지는 끊임없는 노력과 철저한 관리가 뒷받침됐다. 희귀하거나 매우 고가의 재료가 들어가는 음식은 아니지만 메밀 한 가지 재료를 들여오기 위해서 20곳 이상의 양곡점을 직접 돌아다닐 정도로 좋은 재료에 대한 그녀의 고집은 대단하다. 재료도 결코 많이 들여오는 법이 없다. 채소나 고기는 그렇다고 치더라도 메밀 같은 재료는 오래 보관하더라도 그렇게 큰 지장이 없을 것 같지만 메밀을 오래 두면 국수를 만들었을 때 입에서 퍼져버리기 때문에 오랜 단골 손님들은 차이를 느낀다고 한다. 그래서 항상 10포 미만으로 구입해 그때그때 빻아서 사용한다. 그녀는 언제나 자기 집에 찾아 온 손님들에게 대접한다는 기분으로 음식을 만들어야 한다고 하지만 가정에서 하는 요리와 음식점에서 하는 요리는 차이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가정에서 하는 요리는 다소 주먹구구식으로 만들어서 음식 맛에 차이가 나더라도 상관이 없지만 음식점에서 하는 요리는 레시피가 있어야 한다. 항상 손님들이 원하는 똑같은 맛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메밀국수 한 가지를 만들더라도 반죽을 10번 치대는 것과 20번 치대는 것은 그 맛의 차이가 엄청나다. 삶을 때에도 한 박자만 늦게 꺼내도 퍼져버리기 때문에 안 되고, 삶아서 바로 먹지 않으면 메밀은 빨리 불기 때문에 제대로 된맛이 안 난다. 이런 이유로 K사장은 이 모든 세세한 것들까지도 레시피로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따뜻한 집 춘천막국수’의 음식은 항상 손님들의 기대에 어긋나는 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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