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공정과 독도 문제 등으로 보아 민족독립운동에 대한 평가와 관심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역사의식 없이는 민족의 미래가 없다. 민족의 영산(靈山)인 백두산을 희석화하는 중국의 작태, 민족의 영해(靈海) 상징인 독도를 자기네 것이라고 우기는 일본의 폭태, 이 모두 땅을 온전히 지키겠다는 의식이 없으면 민족의 미래 힘을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는 다시 백년 또는 과거 역사를 돌아보고 반성해야 한 이유이기도 하다. 시대의 위기에 대처한 구국인물을 선양화하고 이들의 상징적 업적을 기리는 행위는 매우 값지다. 제천에서 자양영당의 성역화와 의병전시관은 지난달 개관한 시립도서관 옆 평생학습센타에 의병전적기념관과 의병의 고장임을 다시 알리고 있다. 지역민들의 역사교육의 장으로 새로운 역할을 보여줄 것이다. 약탈문화재 자료관도 동시에 열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이제 제천의병의 선양화 2단계 작업으로 ‘호좌의병민족운동기념탑’을 세워야 한다. 의병의 진원지다운 상징성을 부여함으로써 지역의 결속력과 민족정신의 계승화를 통해 지역발전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 주지하다시피 다른 지역에서는 지난 6월에 ‘대구·경북항일독립운동기념탑’이 대구 망우당공원 내에 건립됐다. 규모만도 45m의 거대한 상징탑이다. 지역 인사들과 시·도민의 성원으로 5년여만의 산고 끝에 결실을 보았다. 그런데 충북에서는 이와 관련된 논의조차 하지 않고 있다. 충절애국의 고장, 청풍선비의 고향을 앞세우고 의병활동의 중심지임을 강조하는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상징물이 없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다른 시·도를 비교할 것이 아니지만 전주, 창원, 제주, 춘천에 이어 대구까지 세웠다. 실제로 가장 먼저 세워야 할 곳은 충북의 제천이 아니었을까 한다. 조속히 기념탑건립위원회를 조직해 청사진을 만들고 제천의병제 기간이나 그 밖에 충북에서 기념할 날을 정해 준공식을 갖고 21세기 의병창의(義兵倡義)를 전개해야 할 것이다. 동학까지 과거사 진상 규명을 하는 마당에 왜 의병활동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복원에는 관심이 없는가. 오히려 넓게 승화하는 길, 과거와 미래가 상생하는 길은 이러한 기념탑 세우기를 통해 해소하는 것도 지혜로운 일이 아닐까 한다. 의병활동과 항일운동 관련 기념탑은 역사성과 정통성, 미래성을 동시에 드러내야 하는 상징물이다. 탑 건립 필요성을 정부에 설명하고 모금운동을 벌여 모든 지역민들이 동참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반드시 지역 기업인들과 출향인사들도 참여해야 한다. 정치적 성향과 지역의 특정 이익집단 관여는 자제돼야 한다. 공동선의 추구라는 기본원칙을 지켜야 한다. 기념탑건립과 더불어 전시관, 공원 등을 조성해 지역의 상징적 문화공간으로 명품화해야 한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민족운동사를 다시 공부하고 의병활동과 항일운동에 관여한 선인들의 정신을 오늘 지금 여기에 살려 나아가는 교육도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애국지사의 헌신적 뜻과 그들의 발자취를 다시 음미하면서 지역발전의 원동력을 삼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 얼마나 소중한 사업인가.

의병학(義兵學)이 성립될 정도로 연구가 진척되고 있고 국가보훈처 차원에서 선양화 사업이 진행되고 있으나, 범지역민의 차원에서 구국운동의 현대적 계승에 대한 실천사업은 부족했다. 기념탑건립을 통해 민족운동사의 핵심지요 광복군과 상해임시정부의 정체성을 확보한 진원지임을 다시 알려야 한다. 도올 김용옥 박사도 세명대학교 총장 취임식에 와서 이 점을 열변한 바 있다. 조속히 기념탑건립추진위 구성을 지역 지도자 인사들이 추진해 주길 바란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