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 ‘수양개 선사유물전시관’ 개관

   

충북 단양군 ‘수양개 선사유물전시관’ 이 지난달 25일 개관식을 갖고 일반에 공개했다.

사업비 100억원(국비 51억9천500만원, 도비 23억1천300만원, 군비 24억9천200만원)을 들여 건립한 ‘수양개 선사유물전시관’에는 수양개 유적 360점, 단양 금굴 유적 28점, 제천 사기리 창내유적 21점, 제천 명오리 큰길가 유적 12점 등이 전시돼 있다.

복제유물로는 수양개 1지구 36점, 2지구 24점, 도담금굴 20점, 사기장 창내 9점, 명오리 큰길가 4점 등도 전시돼 있다.

전시관 입구에는 러시아에서 들여온 대형 맘모스 화석 등 국내·외에서 수집한 선사시대 희귀 자료들도 선보인다.

단양군 적성면 애곡리 일대에 자리잡은 수양개 선사유적지는 지난 1980년 충북대 박물관 팀이 실시한 충주댐 수몰지역 지표조사 당시 발견됐다.

애곡리 마을은 갯가를 따라 수양버들이 늘어져 운치 있는 이름은 얻었는데 충북대 박물관팀 조사 첫날 집중 호우로 빗물이 쓸린 땅위에 여러 형태의 석기가 드러나 유적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졌다.

선사유적지는 남한강 상류의 석회암지대(해발고도 132∼150m)에 발달한 한데(들판)유적이다.

충북대 박물관 팀은 지난 1983∼1985년 4차례에 걸쳐 후기 구석기 문화층을 중심으로 1천250㎡(수양개 1지구)을 발굴했다.

발굴 당시 주변지역에서도 유물이 채집돼 상당히 넓은 지역임을 알 수 있다.

이어 박물관팀은 지난1995∼1996년 수양개 2지구를 대상으로 3차례(5∼7차)발굴조사를 실시했으며 2001년 수양개 3지구에 대해 8차 시굴조사를 가졌다.

2지구에서는 원삼국시대 생활유적으로 현재까지의 조사에서는 26채의 집터가 확인됐다.

이 같은 집터 확인 등 발굴된 유물로 볼 때 기원 전후한 시기에서 300년 전후한 시기까지 이 곳에서 생활했던 것으로 학계는 추정하고 있다.

중부내륙지역에서 발견된 이 시기 생활유적으로는 드물게 대규모취락을 이루는 것이 특징이다.

집터의 구조를 파악할 수 있는 서까래 구조나 벽체를 이루는 나무판자 등이 확인돼 당시 건축방법을 추정·복원하는데 중요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박물관팀은 8차례에 걸친 조사에서 전기·중기 구석기 문화층(1지구)∼청동기 문화층·삼한시대 문화층(2지구)이 각기 1∼3지구의 층위로 형성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맨 아래층의 중기 구석기 문화층은 주로 사암(砂岩)·규암(硅岩)·이판암(泥板岩)으로 구성된 자갈층 위에 발달했다.

석기제작 수법은 모룻돌을 이용한 직접 떼기나 던져 떼기로 2차 손질을 가한 것으로 석기는 대체로 무겁고 큰 편으로 잔손질한 흔적이 별로 관찰되지 않았다.

후기 구석기 문화층은 2개 층위로 나눠 아래층은 후기 구석기의 전·중기, 위층은 후기 문화층으로 해석된다.

유물의 재료는 셰일(shale)로 유적에서 약 1.5㎞떨어진 산재 골에서 운반해와 연모를 만든 것으로 밝혀졌다.

유물 중 주먹도끼는 프랑스·알제리에서 출토된 유물과 형태와 수법이 비슷해 큰 관심을 가지게 했다.

이밖에도 국내에서는 처음 출토된 주먹 칼을 비롯해 안팎날찍개, 다양한 형태의 슴베석기·둥근 밀개·긁개가 다량 출토됐다.

특히 배 모양 밀개·흑요석석기는 주변의 중국·일본 유적과 비교연구로 그 문화전파의 이동경로를 밝히는데 결정적 자료가 되고 있다.

또 이 일대에서는 당시 식생활의 한 면을 볼 수 있는 국화과·십자화과·운향과·명아주과의 열매와 씨앗, 그들이 먹다 남긴 원우(原牛)의 정강이뼈에 새긴 물고기 그림은 수양개 구석기 사람의 정신·의식 세계를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여겨지고 있다.

신석기 문화층에서는 빗살무늬토기·타제돌도끼·화살촉·그물추 등 문화성격이 뚜렷한 유물이 출토됐다.

청동기 문화층에서는 흠자귀·대팻날· 민무늬토기 밑바닥이 발굴됐다.

또 화분(꽃가루)분석·숯 분석을 통해 당시의 자연환경 복원이 층위 별로 가능하게 됐다.

이에 단양군과 충북대박물관은 한국의 구석기문화의 실재를 확인해 주는 귀중한 선사유적일 뿐만 아니라 역사의 교육장으로도 큰 가치와 의의를 가진다고 확신했다.

단양군은 지난 1998년부터 수양개유적지에서 발굴된 유물들과 주변에 분포돼 있는 선사시대 유물을 집대성해 전시하고 우리문화 유산에 대한 가치성을 제고시킬 수 있는 전시관을 건립케 됐다.

전시관에는 중기구석기시대부터 원삼국시대까지의 문화층에서 발굴된 유물과 정리·연구된 자료들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연건평 1천751㎡에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꾸며진 전시관 1전시실(120.76㎡)에는 중원문화유적, 2전시실(318.72㎡) 수양개유적(석기), 3전시실(174.72㎡) 수양개유적(토기)이 전시돼 있다.

기획전시실(136.62㎡)에는 단양의 국가지정·도지정문화재 사진이 전시돼 있으며 수장고(114.78㎡)에는 발굴 유물을 수장하고 충북대에 보관된 일반유물을 전시할 계획이다.

2층 영상관(223.25㎡)에서는 수양개 유물 발굴과정과 구석기·토기문화층 등을 이해할 수 있는 영상시설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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