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란 날카로운 칼과 같아서 다치기 쉽다. 돈을 너무 멀리하는 것도, 돈을 너무 가까이 하는 것도 인간을 힘들게 한다. 돈이란 화두에서 물질교환시대에 특히 자본의 시대에 인간은 자유로울 수 없고, 사회적 인간으로 네트워크인에 존재하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것임에는 틀림없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빌게이츠에 대해 세상에서 가장 돈이 많이 버는 사람이라고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만 그가 최근 자기재산의 상당부분을 자선단체에 내 놓기도 전에는 자신 소득의 40%이상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은 듯하다. 빌 게이츠는 자선단체를 설립해 300억달러를 기부한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또 미국 투자회사 버크셔 헤서웨이 회장인 워런 버핏이 얼마전 370억 달러(한화 37조)의 재산을 자선재단에 기부해 세계적인 화제를 모았다. 워런 버핏 회장은 이 거금 중 310억달러를 빌 게이츠 부부가 운영하는 재단에 기부해 세인들로부터 칭송을 받고 있다. 두 사람의 미담은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에게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한다.

대기업의 회장들이 자녀들에게 유산을 세금 적게 넘기려다가, 회사의 돈을 빼돌려 ‘비자금’이라는 이름으로 뇌물을 바치고 잘못을 저지르다가 감옥 가고 세상의 손가락질을 받는 우리나라의 예를 보다가 그런 뉴스를 접하면 신선하다. 조선후기 10대에 걸쳐 300년간 만석꾼의 부를 유지한 ‘경주 최부자’집은 일년 농사의 3분의 1을 손님접대나 적선 등 자선사업에 지출했다고 한다. 1년 소작료 수입은 1만석을 넘기지 않았으며, 그 이상은 소작료 할인 형태로 주민들에게 환원했다고 한다. 주변 100리 안에 굶어죽은 사람이 없도록 쌀을 무료로 나눠 주는 부자였다. 그러나 정작 자신의 가족에게는 호의호식을 금지했으며 절약정신을 강조했다고 한다.

충북협회가 차기 회장 문제로 내홍을 겪고 있다. 임광수 충북협회장이 최근 충북 도내 일간지에 ‘충북도 도민과 출향인께 드리는 글’이란 제목의 광고를 통해 내분에 따른 해명과 더불어 회장으로 21년동안 재임하는 동안 사비를 들여 충북학사를 건립해 기증하는 등 43억여원을 지역사회에 환원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충북협회정상화추진위측은 반박 성명서를 통해 “충북학사 건립비 (23억원)는 그랜드 골프장 허가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주주들이 의무적으로 공공문화사업비 명목으로 내놓은 것이지, 임 회장이 사비를 출연한 것이 아니다”면서 “근거가 있다면 그 43억여원의 구체적인 내역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앞서 임 회장은 지난해 1월 충북협회 신년교례회 자리에서 “서울대 총동문회장으로서 동창회관건립비 50억원을 기증하기로 했다”고 자랑했다.

충청일보 사태를 잘 아는 인사들은 “2004년 11월 충청일보를 직장폐쇄하면서 현재까지 퇴직금조차 해결하지 않은 사람이 서울대 동창회관건립 기금 기증이나 지역사회 환원 등을 자랑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비아냥 댔다. 임회장은 충북협회를 이끌어 오는 동안 지역현안이나 후진양성 등을 위해 기여를 해온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임회장이 충청도에서 가장 큰 부자라는 사실은 자타가 공인하고 있다. 그러나 충청권에서 가장 많이 베푸는 사람에서는 동의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

부자는 돈을 많이 가진자가 아니다. 많이 베푸는 자라는 사실이다. 돈을 내고도 생색을 내면 이미 본래의 순수한 뜻이 사라지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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