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9시 청주시청은 노조설립과 관련, 시청 담당자를 면담하려는 LG화학노조원 30여명과 이를 저지하려는 경찰과의 대치로 긴장감이 돌았다.

노조측은 면담약속이 돼있다며 저지하는 이유를 따졌고 경찰은 시청이 면담을 거부하고 있다며 이들의 시청 청사진입을 막았다. 분위기가 험악해지면서 결국 심한 몸싸움이 수 차례 벌어지고 경찰이 추가 동원되는 등 사태는 점점 심각하게 전개해 갔다.

급기야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동부경찰서장이 이곳을 방문해 직접 메가폰을 잡고 이들을 설득하기 시작했으며 주위에는 동부서 수사·방범·정보과장을 비롯해 외근 형사들까지 동원돼 만약의 사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이날 현장에 300여명이 넘는 경찰이 동원됐다는 사실만으로도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정작 노조원들과 직접 문제를 풀어나갈 시청 담당자들은 3시간이 넘도록 현장에 단 한 명도 나타나지 않았으며 노조원들이 그렇게 애타게(?) 찾았던 재정경제국의 한 간부는 긴박한 상황을 틈타 뒷문으로 시청을 빠져나간 뒤 경찰의 전화연락을 받고서야 돌아왔다.

결국 대치상황 3시간이 지나서야 경찰의 주선으로 시청 담당자들과 노조 대표들간의 만남이 성사됐으며 나머지 노조원들과 경찰들은 점심을 뒤로 한 채 지친 몸으로 시청 광장을 지키고 있었다.

이에 반해 시청직원들은 교대로 식사하라는 방송에 따라 강 건너 불 보듯 대치현장을 바라보며 삼삼오오 식당으로 향했다. 이때 시청에 대한 강한 불만 섞인 목소리로 한 경찰관이 말했다. 무관심한 시청 태도에 힘만 빠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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