不仁者在高位,(불인자재고위) 是播其惡於衆也.(시파기악어중야) 어질지 못한 사람이 높은 자리에 있으면 아랫사람에게 악을 퍼트린다.

오랜만에 마음에 와 닿는 문장이 있어 이를 인용해 답답한 마음을 풀어보고자 한다. 저자는 과연 윗물이 맑아야만 아랫물이 맑아지는가를 반문하며 말단공무원인 자신은 사명감으로 깨끗한 삶을 살아가려 노력한다는 내용이었다.

윗물이란! 대통령부터 고위공직자는 물론 직장의 상사에 이르기까지 사회의 지도층을 말하며 나이를 따지지 않고 사회적 지위를 말한다. 그들은 실력으로 검증된 과정을 거쳐 남다른 노력의 결과로 그 자리를 얻은 것이며 그 자리에 걸 맞는 실력을 겸비하고 있다. 그들은 갈고닦은 실력으로 아랫사람들에게 모범의 답안을 제시하며 존경받는 윗사람으로서의 도리를 다한다. 명문가를 자랑하는 집안의 경우는 세대를 거슬러 올라가며 가문의 영광이라 할 조상님을 찾아 웃어른으로 모시고 가문의 영광을 이어가기 위한 노력을 다한다. 이는 자손을 가르침에 훌륭하신 조상님들의 언행일치를 본보기로 해 가문의 윗물이라 할 조상님의 정신을 후대에 물려주고 가문의 위상을 바로세우기 위함이라 하겠다.

명문사학을 돌아보면 창학이념을 전하는 설립자의 아호와 함께 설립자의 근엄한 모습이 담긴 동상들이 사학의 제자들을 바라보며 말없는 의미를 전달하고 있다. 설립자는 사학을 설립함에 있어 자신의 부귀영화를 위하거나 생계수단을 생각해 평생 모은 재산을 투자하지는 않았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자신의 세대와 상관없는 누구인지 모를 후손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고 국가발전을 위한 훌륭한 인재육성의 크나큰 안목을 가지고 자신의 모든 것을 아낌없이 투자한 것이라 하겠다. 靑出於藍(청출어람)이란 말처럼 훌륭한 정신의 스승에게서는 그 스승보다 더욱 훌륭한 제자가 나온다는 고사성어도 있다. 이처럼 윗사람의 본보기를 계승해 자자손손 후대에까지 전달함이 아랫물을 맑게 함이 아니겠는가.

앞에서 거론한 여러 가지의 경우처럼 윗물의 역할이란 미래를 생각하는 헌신적인 노력과 아낌없는 봉사의 결과를 평가해 윗대, 웃어른, 윗사람, 등으로 표현하며 윗물의 맑은 정신을 아랫물까지 맑게 이어가는 것이다.  

산봉우리를 평가함에 있어 넓고 높은 산봉우리와 좁고 낮은 산봉우리가 있듯이 사람도 타고난 성품과 자질이 따로 있을 것이다. 같은 목표를 정하고 공직의 길을 가는 사람 중에도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생각하는 사람과 자신의 부귀영화를 위한 출세를 목적으로 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며 이는 타고난 성품이므로 억지로 바로잡기는 어렵다는 사실이다.

지역사회는 미풍양속을 중시하며 나이 많은 어른을 원로라 해 받들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풍부한 경륜을 겸비한 어른을 원로의 자리에 모신다는 것은 웃어른으로서 아랫사람들에게 본보기를 삼고 지역현안에 조언을 듣기 위함이라 하겠다. 그러나 나이를 앞세워 스스로 원로임을 자청하며 자리에 욕심을 내고 웃어른으로서 모범을 보여야 할 원로의 모임이 걸핏하면 고성과 욕설이 난무하며 칭찬보다는 비판과 험담이 난무하고 갖은 유언비어를 만들어 퍼트리거나 권력층에 아부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이라면 아무리 지역사회가 미풍양속을 중시하며 웃어른 모시기를 한다지만 타고난 성품과 자질이 부족한 사람들을 원로의 자리에 모시고 어른으로 대접할 수는 없는 것이다. 권력 앞에 동고동락하며 고생을 같이한 사람들을 팽개치고 거꾸로 칼을 들이대는 이율배반적인 행동을 서슴지 않는 사람들이라면 어찌 그들을 아랫사람들을 위한 본보기로 웃어른으로 모실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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