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왔다 가는 존재라 하지만, 가고난 뒤에 그 분의 저승 길을 슬퍼하고 애도함이 인지상정이라고 하지만 東凡 선생의 서거 소식에 크게 무엇인가를 잃은 것 같고 허탈함을 이길 수 없는 것은 왜 그런지요. 분명 東凡이 이 지역사회에 남기신 족적이 남달랐고 그의 인품이 남의 귀감이 되고 본받고자 함이 컸기 때문이라 생각됩니다.

선생은 온화한 성품으로 남을 편하게 해주셨고 내 뜻을 내세우기에 앞서 남의 말을 경청하는 겸손함이 몸에 배어 있었으며 평생을 두고 남 앞에서 ‘그것이 아니요’하며 고집한 적이 없는 반추의 생활을 본으로 삼으셨고, 대가를 받고 남에게 예속되기를 싫어하며 오직 사회와 이웃을 위한 봉사에 열정을 불태우며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훈훈한 인간미를 풍겨온 인생이었기에 東凡 선생의 귀천을 애도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선생이 가시기 전날 문병간 저에게 오히려 저의 건강을 걱정하는 말을 듣고 문을 나서는 순간 나는 눈 앞이 어두워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나보다 남을 걱정하는 사랑의 마음이 그이의 심성이었습니다.

東凡 선생의 일생은 선비의 길이었고 청풍명월의 상징적 존재였습니다. 지역사회의 여러 가지 일들에 대하여 같이 고민하고 지혜를 짜내며 지칠줄 모르게 참여하는 고귀한 정신과 모습을 어디가서 볼 수 있을까하는 감회 때문에 東凡 선생의 승천을 마음속으로 부터 애도하게 됩니다.

선생의 봉사정신과 참여의 생활은 이 고장 젊은이들의 사표가 되고 등불이 되어 후세에 전해지리라 믿습니다. 부디 구천지하에서 명복을 누리시며 유가족과 지역사회에 음우있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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