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사진대전의 수상작품이 발표됐다. 대한민국 사진대전은 명실공히 우리나라 사진콘테스트 중 최고의 위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사진을 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대한민국 사진대전에서 입상하는 것을 최고의 명예로 여겨왔다.

그런데 이번 대한민국 사진대전의 입상작품에 대해 언론에서 잇달아 문제점을 제기하고 나섰다. 상당수의 수상작품이 디지털 합성사진이라는 것이다. 사진대전에서 디지털 합성사진이 나돌기 시작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며 대한민국 사진대전에 국한된 것도 아니다.

충북도 사진대전도 마찬가지이고, 다른 지역의 사진대전도 비슷한 양상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권위있는 사진대전도 디지털 합성사진이 판치는 판에 그보다 떨어지는 지역 사진대전이야 두말할 필요가 있겠는가.

컴퓨터가 보편화되면서 나타나기 시작한 디지털 합성사진은 분명 기존의 고전적 사진보다는 적어도 인화해 놓고 볼 때 좋은 사진처럼 보인다.

불필요한 부분은 모두 지워버리고, 강한 색채가 필요하면 입히고, 허전한 구석은 다른 사진에서 따다 붙이는데 좋아 보이지 않을리 만무다. 사진 한장속에 각기 다른 별개의 내용을 편집해 만들어 낼 수 도 있다.

스크린은 이미 컴퓨터 그래픽이 아니면 영화자체의 흥미를 느낄 수 없을 만큼 강렬한 액션을 만들어 내고 있으며, 그 범주도 다양하다. 그러나 사진과 영화는 질적으로 전혀 다르다.

사진(寫眞)의 사전적 의미는 “물체의 형상을 감광막 위에 나타나게 찍어서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게 만들어 낸 영상”을 말하는 것이었다.

지금처럼 찍어 놓은 여러장의 필름을 스캔해 지우고, 집어 넣고, 색을 입히고, 빛을 만들어 모자이크식 편집을 해 만들어 내는 것을 사진으로 보아야 하는가에 대해서 필자 개인의 생각은 적어도 우리가 생각하는 개념의 사진은 아니라고 본다.

 이처럼 사진이 고전적인 자연그대로의 현상을 촬영해 아름다운 작품세계를 만들어 내는 것에서 디지털 합성사진이 판을 치게된 가장 큰 이유는 수상만 하면된다는 잘못된 작가의 사고방식과, 그러한 합성사진을 좋은 작품이라고 선정하는 심사위원들의 수준낮은 자질과,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수수방관한 사진작가협회의 안일함이 빚어낸 합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우리 사진대전도 사진인의 의식도 변해야 한다. 합성사진도 사진영역의 한 분야라고 생각하면 일반사진과 디지털 사진을 구분하여 별도로 심사하면 된다.

남의 사진을 자신의 것처럼 인화해 제출하고, 자신이 지도하거나 안면식이 있는 사람의 작품이면 수준은 따지지도 않고 밀어 붙이기 식으로 입상작에 올리는 파렴치한 행동은 자제해야한다.

좋은 작품소재를 보고 자신만 촬영하고 훼손해 놓는 사람, 촬영을 하고 필름포장지를 아무 곳에나 던져버리는 사람도 없어져야 한다.

사진도 예술이다. 자신의 작품을 만들어 내기 위해 끈기있는 노력과 인내를 가지고 정진하는 사람이야 말로 참 예술인이며, 작품에 혼을 불어 넣어 창작해 낸 사진이야말로 남들이 공감하고 인정해 주는 살아있는 작품이 되는 것이다.

이제 잘못된 지난 시간들의 부끄러운 사진인의 자화상을 지우고 존경과 신뢰를 받는 사진인이 되도록 스스로 자신의 지나온 길을 뒤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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