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상인들은 세 가지 종류의 상품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광고를 하기 위한 제품이고, 또 하나는 판매할 제품,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돈을 벌 수 있는 제품이다. 여기서 제품은 아이템이다.

창업자의 체면을 의식해서 타인에게 보여주기 위한 폼잡는 아이템 선정은 폼사로 끝날 수밖에 없는 정말 미친 짓이다. 또 남들이 잘 파니까 나도 그걸 해야지 하는 미투(me too)식의 아이템 선정은 시장만 잔뜩 흐리게 할 뿐이다. 관객이 공감하지 않는 영화가 결과적으로 흥행에서 죽을 쑤듯이 소비자가 공감하지 않는다면 제아무리 그럴듯하게 보였더라도 아이템의 생명은 결코 시장에서 오래 살아남을 수가 없는 법이다.

세계적인 석학인 다니엘 핑크가 쓴 ‘새로운 미래가 온다’에 따르면 공감이란 ‘자신을 다른 사람의 처지에 놓고 생각하며 그 사람의 느낌을 직관적으로 이해하는’능력을 말하는 것으로, ‘내가 다른 사람이 됐을 때 어떤 감정을 느낄지 생각해 보는 것’이란다. 참으로 옳은 얘기가 아닌가. 더군다나 장사가 되는 집과 안 되는 집의 차이점이 극명하게 무엇인지로 좁히자면 ‘딱’하고 ‘공감’이란 단어가 불쑥 떠오를 것이다. 심지어는 ‘왜 돈을 못 벌고, 고전했던 것인지’에 대한 숙제가 너무 쉽게도 해결될지 모른다.

우리는 주변에서 장사로 성공한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그들의 성공담은 묘하게도 한결같다. ‘운 좋았다’는 식으로 말하기 때문이다. 정말 그럴까.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고개를 끄덕이기에는 설득력이 어딘가 모자라고 부족한 게 사실이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채우고자 한다.

장사의 성공은 ‘갖바캄에 있다. 규모가 크든 작든 업종이 무엇이든 창업자에게 가장 큰 소망이 있다면 아마도 그건 ‘대박’일 것이다. 여기서 대박은 쪽박의 반대말로 ‘큰 이익’을 의미한다. 누구나 대박을 쫓는다. 하지만 모두가 잡아채지는 못한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마케팅에 힘쓰지 않아서다. 마케팅은 판매와는 다른 의미로 쓰인다. 소비자를 하나씩 상대하는 것이 판매다. 반면에 마케팅은 하나가 아닌 여럿을 상대로 그것도 단순한 판매가 아니라 ‘저절로 팔리게끔 만드는 상술’이란 게 아주 다른 차이점이다.

몇 년 전이던가. ‘여인천하’라는 드라마에 ‘갖바캄라는 인물이 등장했었다. 갖바치는 오늘날 ‘전통 가죽신을 만드는 장인이나 기술자’를 말하지만 사실적 의미로는 ‘소비자가 스스로 (돈을) 갖다가 (판매자에게) 바쳤다’라는 뜻에서 경영에서 흔히 말하는 ‘마케팅’적 요소가 묘하게도 숨겨진 말이다.

이제는 6월이다. 이맘때는 장마가 시작되려는 계절이다. 대개 6월 중순에서 7월 중순까지 기상청은 장마철로 한 달 정도 내다보고 있다.

창업도 아이템에 따라서는 타이밍이 필요한데 ‘막걸리와 빈대떡’을 파는 장사를 소자본 창업으로 시작하고자 한다면 아마도 최고의 절정에 오르는 시기일 것이다. 비슷하게는 피자집이나 성인 고객만을 상대하는 치킨호프집, 또는 짧은 치마와 상의를 걸친 여종업원이 서빙하는 맥주전문점 등의 업종을 개점하는 시기로는 최고의 개업 시기로 보인다.

수도어행(水到魚行)이라고. 뭐든지 그 때가 분명하게 따로 있어서다. 오르막을 탈 때 개점하는 것이 좋다. 내리막길은 조심해야 한다. 그럴 때 개점하면 온통 가시밭길이기 때문이다. 순풍에 돛단 듯, 장사하라는 말도 왜 있지 않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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