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지방선거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번 선거의 결과를 놓고 각 정당과 언론들은 한나라당의 완승, 열린우리당의 참패로 평가하고 있다.

이번 선거가 지방보다는 정당의 대리전으로 치러진 결과에서 비롯된 해석이다. 이번 선거결과는 한마디로 ‘중앙정치의 완승, 지방정치의 참패’란 표현이 옳다.

그러나 충북 도민은 이번 선거에서 냉철했다. 도내 12개 단체장 가운데 한나라당이 5, 열린우리당이 4, 무소속이 3이 당선돼 ‘황금분할’구도를 보였다. 이번 선거에서 당보다는 인물과 정책을 보고 찍은 결과이다.

일부에서는 대선이나 총선 결과를 놓고 충청도를 ‘멍청도’라고 표현했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모범을 보였다. 이번 선거 결과를 놓고 보면 영·호남이 ‘멍청도’이고 충청도가 ‘명청도’가 된 것이다.

이번 선거로 지금 열린우리당은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라도 붙잡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선거 때가 돼서야 국민이 물이고 정치권력이란 그 물위에 떠있는 배라는 사실을 깨달은 것은 너무 늦다. 그 물은 배를 뜨게도 하지만 뒤엎을 수도 있다는 이율배반적인 진실을 깨달은 것만 해도 다행이다.

열린우리당은 2년 전 총선에서 16개 시·도 중 10곳에서 과반수 이상 당선자를 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사실상 군소정당·지방정당으로 추락하고 만 셈이다.

개혁이란 미망 속에서 정쟁을 일삼을 뿐 정작 서민들을 위한 정책이 빈약했다는 점에 실망한 국민이 여당보다 야당 후보들에게 표를 던진 결과로 볼 수 있다.

평범한 국민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하루하루의 벌이가 나아지고, 고된 일과 후에 편안하게 쉴 수 있고 안정된 보금자리에서 가족들과 오손도손 화목하게 지내는 생활이다.

서민들이 원하는 것은 무슨 거창한 정치개혁의 구호가 아니다. 세상에 우연한 일이 없다. 민심이 성난 격랑처럼 돼 배를 엎으려 한다면 그 원인이 분명있을 것이다. 잘못한 것을 고치겠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반성하고 잘못을 고치겠다는데 나무랄 사람은 없다.

이번 선거에서 열린우리당은 패인을 부동산 폭등과 세금 정책 등에서 찾고 있다. 그래서 다소 수정의사를 밝히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는 발끈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역시 경제일 것이다. 참여정부가 개혁에만 치중한 나머지 경제에는 실패했다. 그래서 지지층인 서민과 젊은층이 등을 돌렸다.

가장 큰 걱정은 경제다. 민생의 으뜸 요소이기 때문이다. 대내외 경제여건은 우리에게 호의적이질 않다. 국제 유가 급등과 환율하락으로 수출의 탄력성이 떨어져 기업의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다. 내부 환경도 안 좋기는 마찬가지다.

투자부진이 장기간 지속되고 있고 고용사정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길거리에는 대학을 졸업한 청년실업자가 넘쳐나고 서민들은 못살겠다고 아우성이다.

부동산도 골칫거리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후보들은 한결같이 ‘기업투자를 지원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해 좋은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공약했다. 다짐을 반드시 지켜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켜 주기 바란다.

정치권 모두가 이번 선거 결과로 표출된 민의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앞으로는 경제에 올인한다는 목표 아래 서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덜어주는 데 힘을 합쳐야 할 것이다. 앞으로 새 지역 일꾼은 정치는 뒤로 하고 경제에 올인했으면 한다. 경제가 살아야 나라도, 국민도 산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