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신(神)이 천사에게 명했다. 그 명에 따라 천사는 지상에 내려가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 3가지를 갖고 올라왔다. 첫번째 갖고 올라간 것은 ‘지상의 꽃’이고, 두번째 갖고 간 것은 어린아이의 웃음이었고, 세번째 갖고 올라간 것은 ‘어머니의 사랑’이었다. 가장 아름답고 소중한 것 3가지를 갖고 올라가 보니 올라가는데 시간이 걸려서인지 두가지는 변질이 돼버려 아름다움이 사라져 버렸다.

첫번째 지상의 꽃은 이미 시들어서 아름다움을 상실했고, 두번째 어린아이의 웃음은 아이가 커버려서 어머니를 쳐다보며 웃던 해맑은 미소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시간과 세월이 지남에 따라 아이 둘은 변해버렸는데 다행히도 ‘어머니의 사랑’만큼은 변함없이 그대로 있었다고 했다. 어머니란 단어만 들어도 가슴이 뭉클해지고 눈물이 나는 이유는, 식지 않고 변하지 않는 어머니의 사랑이라는 따뜻함이 단어 속에 배어있기 때문이리라. 미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단어 3가지 중에는 어머니(mother), 웃음(smile), 정열(passion)이라고 하니 역시 어머니는 지상 최고의 존재임에 틀림없다.

이런 어머니는 신(神)적인 존재와도 같았다. 학교를 다녀본 적 없는데도 모르는 게 없었고, 자식이 요구하는 것은 무엇이든 들어주는 도깨비방망이를 지닌 그런 존재였다. 자명종시계가 없던 그 시절에 새벽잠을 깨워달라고 ‘어머니표 자명종’에 맞춰 놓고 잠을자면 어김없이 그 시간에 고요히 잠을 깨우는 어머니의 자명종 목소리가 있었다. 어쩌다 시간이 틀리기라도 하면 온갖 짜증을 그 실수에 섞어서 내뱉어도 해불양수(海不讓水)하는 바다와 같은 너그러움이 있었다.

가장 고생을 한 험난한 시절을 살아온 어머니들, 남편을 일찍 잃었어도 어린 많은 자식들을 잘 키워내신 어머니들, 당신은 먹지도, 입지도, 쓰지도 못하고 살아온 어머니들, 배우지도 못해 무식하다는 온갖 구박 다 받으며 살아온 어머니들, 어렵고 힘든 세상을 새끼들(자식)을 버리지 않고 감내하며 살아와 준 그 어머니가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다.

삼종지도(三從之道)의 덕을 따르며 숙명처럼 살아와서인지 아니면 수많은 고초 즉, 인간으로서 더 이상 겪을 수 없는 역사적 시련을 너무 많이 겪어서 달관을 해서인지 다행히도 이 어머니들이 오래도록 살아 주고 있어 고맙기만 하다. 여자 평균수명이 81세를 육박하고 있으니 과거엔 상상하기 어려울만치 80대 어머니들이 많이 있다. 그런데 이런 어머니들의 딸들은 양극단의 어머니 양상을 보인다. 하나는 지나친 자기 자식만의 사랑으로 과잉보호로 치닫는 어머니이고, 다른 하나는 자식과 남편을 버리고 떠나는 어머니들이 그 것이다. 첫번째 양상은 그렇다 치고, 전쟁고아도 아닌데 고아원(보육원)에 맡겨지는 고아아닌 고아들이 왜 그리도 많은지 두번째 양상을 통해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남편이 밉고 싫으면 남편은 물론 자식까지 버리는 무책임 엄마들이 많아져서 이제 고아원의 원아 수는 줄어들 때도 됐건만 날로 늘어나는 추세다. 남편이 무능력하고 미우면 아내가 떠나버리고 그 남편은 남겨진 아이들을 감당할 능력이 없으니 제 자식들을 제 손으로 고아원에 맡기기 때문인 것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은 이미 지났지만 ‘5월 가정의 달’에 가장 중요한 인물은 뭐니뭐니해도 어머니다. 세상은 바뀌어도 어머니는 그 자리에 있어야 한다. 설령 자식이 어머니를 떠난다 할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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