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상당구 용암동 현대3차 아파트 주민들은 유길자(61)·우재분(55)통장이 없다면 “우리아파트는 쓰러진다”는 농담을 자주 한다.

주민들로부터 통장 ‘우먼캅스’로 불리는 이들은 아파트 일이라면 만사 제쳐놓고 ‘형님먼저 아우먼저’ 할 것 없이 두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선다.

이들이 단순히 시행정의 최일선 조직으로서 맡은 일만 한다면 이들의 활약상을 너무 모르는 것. 이들은 통장으로서의 똑 소리나는 업무처리는 물론 경로당 노인들의 김치담가주기부터 밑반찬챙겨주기, 노인위안잔치, 노인여행 등 105명의 노인들을 친정부모처럼 챙기고 있기 때문이다.

이 아파트 노인들은 “두 통장이 없다면 노인들의 단합은커녕 하루 밥한 끼 먹기조차 어려울 것이에요. 며느리·딸보다 더 나아요. 노인들을 너무 챙겨 오죽하면 그만좀하라고 할 정도”라며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했다.

또 두 통장의 뛰어난 활약과 열성으로 지난해 11월 충북도가 도내 최초로 실시한 살기 좋은 아파트로 선정된 것도 이들의 숨은 공로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 동대표회의 때나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들이 일을 할 때마다 음식을 직접 만들어 제공하기도 하는 등 아파트 구석구석 이들의 손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다.

또 우통장은 노인들에게 사비를 털어 쌀과 보리쌀을 팔아주기도 하는 등 이 같은 귀감이 알려지면서 우통장은 올 부총리상과 효녀상, 청주시장상(98년)을 받았으며 유통장도 지난해 시장상을 받기도 했다.

이들은 노인들에 대한 지극정성은 지난 95년 11월 입주당시부터 통장을 맡아온 우통장은 노인들이 마실 물을 수돗물에 의존하지 않고 보살사에서 매주 물을 떠오는 일은 남편 박찬성(55)씨와 자식까지 동원시킨다.

여기에 질세라 유통장도 아파트 일이라면 늦은 밤은 물론 새벽까지 나서서 집나간 아이 찾아주기와 잃어버린 물건을 찾아주는 일 등 아파트의 궂은 일까지 도맡아 처리하고 있다.

이기수노인회장(81)은 “ 두 통장이 노인들에게 쏟는 정성은 지나칠 정도로 자신의 친정부모에게 이같이 베풀지는 못할 것”이라며“하루 50∼60명의 노인들이 경로당에 몰려들지만 두 통장 때문에 노인들간의 친분이 너무 좋다”고 말했다.

친자매처럼 우애가 좋은 두 통장은 “가정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고 자녀들도 모두 성장해 자연스럽게 통장 일을 보며 노인들에게 반찬하나라도 정성껏 만들어 주는 것이 자신들의 할 일이요, 도리라”며 “앞으로 통장 일은 물론 살기 좋은 아파트를 만드는데 더욱 노력하겠다”고 두 손을 꼭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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