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를 인정하면 성공이 보인다.’

사실 우리는 과거의 실패에 대해 깊이 검증하지 않고 그 실패 원인을 외부로부터 찾는 경향이 강하다.

모든 일은 자신으로부터 시작되고 자신에게서 끝난다는 평범한 진리를 잊고 사는 것이다.

과거를 검증할 수 있는 사람만이 미래를 볼 수 있다는 것을 안다면 그만큼 실패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지 않을까 싶어서 실패이야기를 하려한다.

지난해였던가? 일본에서는 동경대 교수가 쓴 ‘실패학(失敗學)의 권유’라는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 적이 있다. 실패를 거울삼아 12년의 불황을 극복해 보려는 기대가 배어나는 책이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실패에 대해서 별반 관심을 갖지 않는다. 얼마 전 중기청에서 실패사례 수기를 공모했는데 1등에게 무려 2천만원이나 준다고 상금을 내 걸었지만 반응은 저조하다.

그만큼 실패는 드러내기가 꺼려지기 때문이다. 사람이 실패를 두려워하는 것은 당연하고 또 실패를 숨기고 싶어 하는 것은 인간의 보편적인 심리지만 은폐하려고만 한다면 동일한 실패를 되풀이하거나 더 큰 실패를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꼭 리뷰가 필요한대도 그다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바둑은 끝나고 복기를 해야 실력이 늘 듯 실패를 재차 삼차 검증하다 보면 성공이 더 가까워질 텐데 그 점이 아쉽다.

상담경험으로 보면 문닫을 지경에 이르러서야 찾아오곤 한다. 자본금이 다 잠식되고 은행에서 돈 안 빌려 줄 정도 되면 찾아와서 대책을 세워달라고들 한다. 사실 요즘같이 예고된 어려움은 극복방안이 이미 마련돼 있어야 하는데도 말이다. 실패학에 ‘하인리히(Hein rich) 법칙'이란 게 있다. 큰 사고에는 경미한 상처를 입히는 가벼운 사고가 29건이 있고 29건에는 작은 사건이 300건 존재한다는 법칙이다. 1:29:300 법칙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 이 얘기는 큰 실패가 일어날 때에는 반드시 전조가 있다는 것이다. 낌새를 미리 찾아내서 적절하게 대응하면 큰 실패를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좋다.

요즘 경기가 98년 이후 최악이라는 발표도 있었지만 너무 안 좋아서 문닫는 사람들도 많을 듯해서 안타깝다. 심지어 내년 상반기까지 이대로 간다면 아마도 소규모사업자의 60%는 셔터를 내려야 할 것이라는 자조섞인 얘기들도 심심찮게 나온다. 그러나 불황이라는 외적 위협요소 때문이라고 핑계대거나 한탄할 수만은 없다. 언급한 바, 모든 책임은 자신으로 인해 시작되고 자신으로 인해 끝나기 때문이다.

‘사장학’이라는 책에 이런 글이 있다. 경영자의 조건을 ‘삼의(三意)(열의(熱意), 성의(誠意), 창의(創意))가 있어야 비로소 경영자가 될 수 있다’고 했는데 요즘에도 잘 적용되는 말 같다. 경기가 안 좋다는 외부요인을 핑계로 극복하려는 의지가 약한 사례들이 훤히 보여서다. 스스로 안 될 것이라고 풀죽어 있다면 그런 상황에서 성의나 창조적 아이디어가 나올리 만무하다. 쉽진 않겠지만 늘 처음처럼 열의를 갖고 창조적 마케팅으로 임한다면 문닫는 일은 없을 것이다.

1985년 미국의 헨리 페트로스키(Henry Petrosky)라는 공학저술가는 ‘공학과 인간(To Engineer is Human)'이라는 저서를 통해 “성공보다 실패가 기술 발전에 더 많은 공헌을 한다. 왜냐하면 세상의 모든 것은 무너지기 때문이다"고 했다. 실패는 숨기지 말고 드러내서 문제점을 찾아내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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