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는 인간이 모여 서로간의 사회활동과 경제활동을 위해 이뤄진 공간적 영역으로 기본적인 계획의 원칙은 안전한 보행성의 보장 이였다. 이러한 개념은 도시계획이나 설계에서 산업혁명이전까지 가장 주요하게 인식돼 캠팩트(compact)공간구성이라는 말과 함께 현대의 압축도시의 근간이 돼 왔다. 그 시대의 압축개념은 보행권을 기초로 하면서 자급자족형의 토지이용구조와 자연과 인공성을 확연히 구별하는 방법으로 사용됐다. 이러한 개념은 유럽의 전형적인 마을이나 특징 있는 도시에서는 예외 없이 찾아볼 수 있고 현대의 도시건축에서 포스트모더니즘의 가장 중요한 이론적 근간으로 이해되고 있다. 이러한 전통적 개념은 시간이 흐르면서 많은 변화를 가져오게 되는데 현대로 오면서 도시는 효율성과 경제성 부분을 부각하면서 차량위주와 강자위주로 계획돼왔다. 이러한 도시계획적 패러다임은 끊임없는 도시의 확장과 도심공동화현상을 초래하게 되고 전통적 도시공간조직의 파괴적 현상까지 초래하게 됐다.

예전의 보행권 내에서 생활권이 형성되는 것과는 달리 거리의 개념이 상실돼 외형적 거대화와 복합화의 도시로 변모하게 됐다. 특히 도심의 공동화현상에서는 차량도 그리고 인간도 살 수 없는 잃어버린 공간으로 변해가면서 도시공간재활용에 대해 새로운 계획패러다임의 전환을 가져오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각 도시에서의 도심재개발이나 활성화가 시도는 한정된 토지자원에서 활용성 제고라는 측면뿐 만 아니라 전통적 공간의 회복과 재생이라는 측면에서도 앞으로 지속적인 연구와 정책적 배려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현재의 도심재생이라는 측면에서의 보행자공간형성의 특성은 독자적 재생기법보다는 다른 용도의 재생에 대한 부수적 기법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는 상업용도나 다른 기타 복합용도개발에 따른 동선체계 변화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 보통이고, 다만 특이한 것은 기존의 도시보행체계를 구성하는 데 중심적 역할을 하거나 보행자네트워크를 연결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보행자공간의 네트워크는, 도시 공간의 연속성을 유지시켜, 도시와 그 경관의 연속적 체험을 가능하게 해준다. 네트워크는, 예를 들어 횡단보도 등으로 연결될 뿐 아니라, 매끄럽게 연속돼야 할 필요가 있다.  네트워크의 분단은 도시공간의 일체감을 상실하게 해 행동권을 제한하게 된다. 또 지하가구의 경우 그 공간구조의 파악이 어렵다는 것은 누구나가 체험하는 일이나, 지상에서처럼 식별하기 쉬운 보행자공간의 연속에 의한 네트워크의 형성이 바람직하다.  보행자 공간은 그 설치의 자유도가 높아, 평면적 만이 아닌 수직 방향으로의 확대도 가능하다. 따라서 이점을 활용, 공간의 질적인 차이와 이 네트워크에 연결되는 도시기능(생활기능)의 질적 차이에 따라 특화된 몇 개의 네트워크가 동일 지역에 중첩돼 존재하도록 해 다중 보행자공간 네트워크의 형성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보행자공간 네트워크는 크게 평면적 네트워크, 입체적 네트워크, 기능적 네트워크, 경관적 네트워크로 구분되는데, 이는 현재 제한된 공간 내에서 보행자도로를 중심으로 한 목표시설로의 이동 뿐 만아니라, 보행을 유도하는 시설 및 프로그램, 시스템, 쾌적한 가로환경 및 공간, 주요시설과의 연계 등의 내용이 포함된다. 이는 지금까지의 단순한 기능중심의 도시에서 벗어나 도시를 거닐며 체험 가능한 생활도시로의 패러다임의 변화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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