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정부탄생이 12년을 코앞에 두고 5·31 지방선거로 민선4기를 준비하고 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데 지방자치가 무엇이 달라졌는지 알 길이 없다. 정치판의 흐름을 보면 지방자치는 어디론가 종적을 감춰버린 느낌마저 들 정도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을 놓고 “누가 무엇을 어떻게” 라는 공약을 살피기 이전에 정당을 먼저 선택하고 바람몰이 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충청도민의 순수성을 이해하기 이전에 의식의 변화가 필요함을 느끼게 한다. 지방선거란 출마후보들이 제시한 정책을 놓고 냉정하게 판단하고 지역이 요구하는 방향과 실현가능성을 가늠한 다음 후보를 선택함이 옳은 것이다. 하지만 오늘의 지방선거는 ‘후보가 결정도 되기 전부터 정당을 먼저 선택’하고 후보들에게는 특정정당의 공천만 받으면 당선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생각을 하게 만들고 있다.

지역의 경제부분을 보면 참으로 한심하다. 지역의 경제지표를 나타내는 자금의 흐름이 활발한 회전을 하면서 지역의 소비상권이 골고루 혜택을 봐야 한다. 하지만 지역경제는 ‘심각한 자금유출현상으로 지역 상권은 영양실조에 걸린 환자’와 같은 현상이 일고 있다. 그 이유를 살펴보면 지역경제를 움직이는 소비시장이 언제부터인가 외주업체인 대형할인매장의 독식으로 변해버리고 말았기 때문이다. E마트, 롯데마그넷, 까루프, LG마트 등 대표적인 점포들이 소비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이들 매장들이 판매하는 일일 매출액이 20억원을 상회하고 있으며 20억원X30일=600억원X12달=7천20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 이들 매출액은 본사로 송금되며 본사에서는 일괄구매로 구입한 상품을 내려 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농촌이나 기업과 하도급은 형식에 불과하며 지역경제자금을 거머리처럼 빨아먹고 있는 실정이다. 주택건설현장을 살펴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일들이 벌어진다. 90년대 승승장구하던 지역의 아파트사업자들이 어느 순간 연쇄부도라는 명목으로 사라지고 외지업체들이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토지개발공사는 땅장사에 바쁘고 주택공사는 택지개발과 아파트장사에 정신이 없다. 대기업의 아파트장사는 모델하우스만 지으면 불티나게 팔리고 있으며 아파트분양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한마디로 파워게임에서 지역사업자들이 패하고 시장을 빼앗긴 결과가 됐다. 대기업의 현장에는 지역의 하도급업체들은 발도 못 붙이고 있으며 자재납품업자들도 대기업은 거래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렵다고 불평불만이다. 결국은 지방자치가 외지업체 불러다 돈벌어가라고 시장을 개방한 결과가 됐다.

현재의 청주시는 외곽지역으로 택지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청주시의 신도시개발정책은 성공적으로 지속되고 있으며 아파트장사들은 재미를 보고 있다. 지역아파트업자들이 분양할 때는 350만~400만원에 분양을 해도 폭리를 한다고 말이 많던 지역의 언론들도 외지기업들이 600만~1천만원에 분양을 해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지방자치는 ‘지역의 경제 활성화로 이익을 창출하고 재정을 확보해 주민편의에 재투자하는 순환행정’이 이뤄져야 하는 것이다. 지방재정독립을 눈앞에 두고 있는 현실에서 바라본 청주시의 지방자치행정은 지역의 이익은 고려하지 않은 외지업자들의 잔치판은 아닌지 의구심을 갖게 한다. 하루빨리 지역사업자들과 지역 상권을 보호하는 제도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청주의 중심상권이 공동화현상으로 을씨년스럽게 위축된 모습을 바라보며 이런 지방자치행정이라면 주민을 위한 주민에 의한 지방선거를 치러야할 이유가 무엇인지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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