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로마 신화에 보면 늘 여성들에게 혐오감을 주는 자신의 이미지 때문에 평생을 독신으로 살겠다고 다짐한 피그말리온(pygmalion)이라는 조각가가 있었다. 나홀로 소일거리를 찾기 위해 상아로 ‘갈라테아’라는 여인상을 하나 조각한다. 그런데 그는 자신이 만든 작품의 완벽함에 매료돼 사랑에 빠지게 된다. 무생물 조각과의 이뤄 질 수 없는 사랑에 고통스러워하던 그는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의 신전에 찾아가 자신의 사랑을 이룰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를 한다. 결국 그의 바람이 이뤄져, 갈라테아는 사람이 됐고, 피그말리온은 그녀를 아내로 맞아 행복하게 살았다고 한다. 심리학의 로젠탈과 제이콥슨은 이 이야기의 원리를 응용해 누군가에 대한 사람들의 믿음, 기대, 예측이 대상에게 그대로 실현되는 경향을 피그말리온 효과(Pygmalion effect)라고 명명했다. 다른 사람이 나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기대하는 것이 있으면, 사람은 그런 쪽으로 변하려고 노력하고, 또 그렇게 된다는 것이다. 즉 자기충족적 예언, 어떻게 행동하리라는 주위의 예언이나 기대가 행위자에게 어떤 영향을 줘 결국 그렇게 행동하도록 만든다는 이론이다.

실제로 인간은 남의 눈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사회적 존재이므로, 사람들이 자신을 어떤 모습으로 생각하고 어떻게 대하는가, 그리고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지에 따라 대체로 그대로 변해간다. 이런 점을 잘 알고,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는데 활용한 숯불갈비전문점 김 사장의 인력관리법을 들여다보자. 김 사장은 항상 종업원을 ‘식구’라고 한다. 그는 처음 종업원을 채용하면 단점보다 장점을 찾는데 먼저 집중한다. 단점을 먼저 보게 되면 쉽게 친해지거나 식구라는 말이 선뜻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칭찬을 하면 나쁜 버릇을 고치고 좋은 버릇은 더 견고히 만들 수 있지만, 야단을 치면 오히려 나쁜 버릇이 더 강해진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김 사장은 아침에 출근할 때 식구들의 얼굴을 유심히 본다. 혹시 간밤에 무슨 일이 있어서 기분이 상해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다 부부사이, 자녀들이나 이웃들과의 사이에서 마찰이 있었거나 혹은 출근하면서 불쾌한 일을 겪었던 사람이 있다면 그들의 기분을 풀어주는 주려는 의도다. 평소 기분 좋았을 때보다는 나쁠 때에 칭찬을 더 팍팍 써야 한다는 것이 그의 말. 칭찬을 받은 종업원은 당연히 자신에게 그렇게 신경 써주는 사장에게 마음을 열고 자신 또한 사장의 목표를 위해, 가게의 목표를 위해 열심히 일을 하게 되는 것이다. 칭찬은 비교적 단순하다. “혜경씨의 패션은 언제 봐도 만점이군요” “지훈씨는 항상 웃는 모습이라 나도 덩달아 즐거워지네요” “우리가게에 미영씨 같은 식구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네요” 등의 칭찬은 그런 사람의 기분을 누그러지게 하고, 일에 대한 의욕을 북돋워주는 마술 같은 효과가 있다.

이러한 방법이 종업원들 개개인에게는 자신감과, 직장에 대한 충성도를 높여줄 뿐 아니라, 각자에 대해 긍정적인 기분을 느끼도록 도와줄 수 있으며 계속 일을 훌륭히 수행하도록 동기부여도 된다. 또 ‘꾸중은 사적으로, 칭찬은 공적으로’해야 한다는 원칙을 꼭 지킨다. 꾸중은 다른 사람이 보지 않는 곳에서 하는 것이 효과가 크고, 칭찬은 꼭 남들이 보는 곳에서 해줘야 그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칭찬에는 관객이 필요하다는 것을 그는 이미 터득한 셈이다. 이렇게 칭찬하기(praising)란, 간단(easy)하고 돈이 안들며(nonpay), 고갈되지 않는(overflow ), 모든 인재관리에서 없어서는 안 될 가장 강력한 도구라는 점을 경영자들은 명심해야 할 것 같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