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농협에 대한 다른 조합의 시각은 부러움과 시샘이 동시에 교차한다.

이런 시각은 청주농협과 서청주농협의 규모를 비교하면 더욱 극명해진다. 양조합은 지리적인 것은 물론 여수신 및 수익규모면에서 엄청난 불균형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양 조합은 이제 통합을 위한 노력을 하되 여의치 않을 경우 구역재조정문제를 공론화할 때가 됐다. 상식적으로 이런 불균형 상태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한번 얻은 기득권은 계속 유지돼야 한다는 논리도 더 이상 안 통한다. 이런 점 뿐만아니라 지도·감독기관인 농협중앙회와 농협충북지역본부가 지역농협에 휘둘리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본보는 3년 전 양조합의 통합 등 발전방향을 제기한 바 있다. 청주농협이 통합문제를 언제까지 모른척하고 넘어갈 수는 없다. 물론 양 조합의 태생적인 지리적 한계는 분명 있다. 그렇다고 청주농협이 기득권을 계속 주장하는 것도 문제다.

지난해 44억7천만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린 청주농협은 2천911명의 조합원에게 출자·이용고 배당금 11억1천500만원을 환원했다. 이어 1인 당 쌀 5포대(20㎏)씩을 나눠주는 데 5억8천만원을 사용했다. 물론 조합원들이 쌀 5포대가 중요할 수 있다. 문제는 이 돈을 수익성이 높은 곳에 투자할 경우 더 많은 혜택을 줄 수 있는 아이디어가 널렸는 데도 환원사업이란 명분으로 찢어 발렸다. 한마디로 경영전략부재다. 그래서 농협이 농민을 더 생각하고 경영효율성을 추구하기보다는 ‘돈놀이’에 더 집착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이다.

청주농협은 또 이런 수익성에도 불구하고 다른 조합과의 교류·지원사업에 소홀한 데다 충북농협의 선도조합으로서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그 실례는 조합을 대표하는 통합 및 선도적 리더십의 문제다.

청주농협은 서울 강남구청이 자립도가 떨어지는 다른 구청에 범죄예방을 위해 무인카메라 설치비용 등을 지원하는 등 선도 구청으로서의 그 역할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또 직원이 가장 많은 청주농협이 청주·청원지역의 순환인사가 필요하지만 소극적이어서 인사 적체가 심화되고 있다는 다른 조합직원들의 불만도 새겨들어야 한다.

청주농협이 경영수익이 높다고 해서 다 잘할 순 없다. 지난해 농기계수리센터에서 직원의 관리부실 등으로 농기계부품의 부족으로 직원이 사직했다. 조합원의 입장에선 금액이 많고 적음을 떠나 재고관리가 부실했다면 당연히 당사자는 물론 결재라인 모두 처벌받아야 한다. 그러나 상식적으로 200만원 상당의 부품 때문에 직원이 그만뒀다면 납득하겠는가. 이 문제는 의도적인 축소든 감정적인 일 처리든 개운찮게 마무리됐다면, 중앙회가 사고조합의 유무를 떠나 제대로 감사해야 한다.

최근 이 조합은 조합장·이사 등이 부부동반으로 베트남여행을 다녀왔다. 이에 앞서 조합장선거를 앞두고 2004년 전 조합원 제주도 여행이라는 파격적인 이벤트를 실시했다. 당시 조합장 선거를 앞둔 상태에서 제주여행에 대해 선심성(?)논란도 있었지만, 결국 남창우 조합장은 무투표 당선에 성공했다. 제주여행이 선거에 유무형의 영향을 미쳤음은 상식이다. 청주농협은 조합운영을 비생산적이고 경영효율성이 떨어지는 곳에 자금을 쏟아 불 것이 아니라 규모의 경영을 통한 글로벌화된 미래경영에 투자하고 주변도 아울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직원 스스로의 개혁과 함께 경영혁신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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