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가 진전됨에 따라 예전보다 필자를 아는 많은 사람들이 노인문제에 관심을 갖고, 노후준비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됐다. 시대적으로는 웰빙바람을 타고 잘 먹고 잘 사는 법에 관한 풍조가 확산되면서 자연스럽게 노후생활과 연관지어져 일반화되어 좋은 현상으로 여겨진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돈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어 노후생활보장에 대한 비전은 그 방향이 필자와 사뭇 다르다.

간혹 재산을 많이 지닌 사업가가 필자를 찾아와 만나게 된다. 이들 대부분이 이젠 돈을 많이 벌었으니 이젠 사회를 위해 써보겠다는 것이 필자를 찾아오는 이유이다.

그래도 그런 마음이 들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 사회의 전망이 밝다고 하겠는데 이야기를 한동안 하다보면 재산을 보전하겠다는 심산임을 알고 실망하게 된다.

하물며 중국의 한 도시의 공산당 간부조차 내가 노인복지 전공이란 것을 알고는 중국에서 실버타운을 동업으로 운영하자는 제의를 받을 정도이니 필자가 얼마나 가치있는 일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찾아오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복지사가 아닌 사업가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서로 시작의 관점이 달랐음을 알았다. 그들은 복지사업(서비스)이 아닌 실버사업으로 보았기에 필자의 이야기를 듣고는 별로 돈이 될 것 같지 않음을 눈치채고 달아난다.

고령친화산업의 영역은 인간의 완성기인 노인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종합적이고 포괄적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고령친화산업을 협의와 광의로 나눠 설명하기도 한다.

 협의의 고령친화산업은 노인을 위한 주거 서비스, 입욕 서비스, 가정 봉사원 서비스, 가정간호 서비스, 급식 서비스 등 신체적 퇴화에 따른 기능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을 말한다.

광의의 고령친화산업은 그 대상 범위를 고령자 뿐만 아니라 노후생활을 준비하는 중·장년층까지를 대상으로 하며, 산업분야도 신체적 기능 퇴화에 관한 서비스 뿐만 아니라 노후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모든 상품과 서비스를 포함한다.

최근의 고령친화산업의 경향은 광의의 개념을 채택하고 있다. 이미 고령사회에 진입한 선진국에서 정착된 고령친화산업의 영역은 크게 8가지 영역으로 나뉜다.

즉 인생의 회고 및 정리를 돕는 사업, 교육·여가 사업, 건강관련사업, 주거관련사업, 금융관련사업, 재가복지사업, 노인복지용구의 제조 및 판매사업, 안전관련 사업 등으로 볼 수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건강관련 사업과 주거관련 사업이 주를 이루고 최근에는 금융관련 사업도 성장 중이다.

고령친화산업의 등장과 발전은 고령화에 따른 제품과 서비스의 수요 증대, 가족의 노인부양기능 약화, 노후생활을 미리 준비한 노인의 경제력 향상, 사회변화에 따른 노인 욕구의 다양화 등과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

그런데 고령친화산업은 노인복지정책서비스와 관련지어 생각해볼 수 있기 때문에 그 사회의 노인복지 정책 시스템이 얼마나 발달돼 있는가가 고령친화산업 발전의 중요한 근거자료가 된다. 왜냐하면 고령친화산업 산물이 매우 고가의 것들이기에 복지차원에서 커버해주지 않으면 안된다.

비근한 예를 들면 고가의 틀니, 임플란트, 전동휠체어, 보청기 등을 한사람이 모두 구입한다고 할 경우 개인의 수입으로 감당하기엔 너무 과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특히 고령친화산업 발전의 관건이라 할 수 있는 소득부문에 있어서 보편적인 노인복지가 아직 이뤄지지 못하고 있어 실구매력에 있어서 아직은 큰 기대를 할 수 없다고 생각된다. 더구나 가장 빈부의 양극화가 심한 부류가 현재의 노인층이어서 고령친화산업이 성공하려면 노인복지 정책이 무엇보다 우선이 돼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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