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문화인류학자 마가릿 미드(M. Mead)는 현지조사를 매우 잘한 인류학자 중의 하나이다.

그녀는 소규모의 인류사회를 찾아가 현지언어를 익히고 그들과 함께 생활하며 관찰한 현지조사 노트를 분석해 많은 인류학적 업적을 남겼다.

특히 그녀가 남긴 공헌은 태어날 때부터 여성의 능력이나 지위가 남성보다 열등한 것이 아니라 문화적 환경에 의해 그렇게 길러진다는 여성해방 운동의 이론적 근거를 제시한 점이다.

지구 한 모퉁이의 작은 세 부족사회에서 현지조사 된 인류학적 조사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뉴기니아의 인접한 세 섬에 사는 서로 다른 부족이 있다.

그 하나는 문드거머족으로 구성원인 여성과 남성 모두 맹렬하고 공격적이고 경쟁적이어서 사회 구성원이 모두 소위 ‘남성성’을 지닌 것으로 파악됐다.

그런데 옆의 다른 부족인 아라패쉬족은 모성적이고 협동적이며 경쟁적이지 않다. 사회구성원 모두 남자이든 여자이든 소위 ‘여성성’을 지녔다.

그런데 또다른 챔블리족은 여자는 소위 ‘남성성’ 남자는 소위 ‘여성성’을 지녀 기존의 성역할 고정관념에 반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성(性)을 나타내는 말로는 Sex와 Gender를 구분해 설명할 수 있다.

Sex란 생물학적인 성으로 인간이 태어날 때 선천적으로 타고난 성을 말한다. 이는 자연섭리에 따라 생득되어진 성이다.

이에 비해 Gender란 사회문화적인 성으로 자신이 타고난 사회의 문화 환경적인 영향을 받아 후천적으로 학습되어진 성이다.

이 Gender는 곧 위의 세부족의 여성과 남성에게서 보여지는 것처럼 후천적으로 나타난 성으로 어떠한 문화 속에 구성원이 소속돼 있는가에 따라 성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전통사회에서는 사회문화적으로 여성과 남성에게 고정된 특성으로 역할이 부여됐다.

여성은 아내나 어머니라는 사적 역할로 사회적으로는 보조적인 역할에 적합한데 비해 남성은 가장이면서 사회의 주도적인 공적역할을 맡는다는 이분법적인 전제하에 역할이 부여돼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으로 발전됐다.

최근 우리사회에서는 타고난 생물학적인 성(sex)이 자신의 사회문화적 성(gender)과 다름을 알거나 다르다고 판단해 생물학적인 성을 전환해 자신의 사회문화적 성과 일치시키는 트랜스젠더(transgender)와 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한 남성이 여성으로서의 성전환과 더불어 공인으로서의 활약은 빠른 속도로 성역할 고정관념을 타파하는데 일조를 할 것이다.

지금까지는 보편적으로 패미니스트 여성들이 주로 남성성을 획득하려 했던 것과는 대조적이어서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러나 하리수의 성 전환은 굳이 성전환을 하지 않고서는 자신의 개성을 발휘할 수 없는 성역할 고정관념의 사회환경임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비극이 되기도 한다.

여자와 남자는 분명 다르다. 그러나 다양성을 제대로 인정하는 사회라면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는 사회가 될 수 있다.

이분법적인 전통적인 성역할구조의 고정관념이 한 인간의 능력을 발휘하는데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개인의 선택의지에 따른 양성평등 교육이 이뤄져야함을 말해주는 것이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배제하고 양성(여성, 남성)의 특성을 모두 수용해 개인이 자신의 특수 상황에 맞게 다양한 특성을 발휘하고 어떤 상황이든 융통성을 갖고 유연하게 대처하도록 변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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