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원의 세상이야기] 이별
[홍석원의 세상이야기] 이별
  • 충청매일
  • 승인 2023.01.19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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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청주우편집중국장/수필가

사위가 해외지점으로 발령이 나서 사돈 내외와 공항에서 딸네 가족을 머나먼 타국으로 떠나보내며 아쉬운 이별을 하고 왔다.

지난해는 미국에서 패션디자이너로 활동하는 아들 녀석을 환송하면서 마음 아파했었는데, 딸 가족마저 멀리 떠나는 광경을 보니 내심 기쁘면서도 한편으로 애잔한 마음 감출 수 없었다.

출국장에서 할아버지 할머니를 안아주고 들어가는 어린 손자 손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마음이 울컥하고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엊그제 결혼한 거 같은데 벌써 아이들이 저렇게 많이 컸나 생각도 들고 유수 같다는 세월이 참으로 빨리 흘러간 듯 만감이 교차했다.

회자정리란 말이 있듯이 인생을 살며 누구나 만남과 이별은 필연이고 자연의 섭리이지만 가능한 모든 인연을 이어가려 애쓰고 있다.

공직생활 40여 년을 하며 충 남북 이곳저곳 여러 지역에서 만남과 헤어짐이 많았는데, 헤어질 때는 이다음에 또 만날 수 있도록 퇴직자 모임 단체인 정우회에 꼭 나오라고도 했었는데, 건강이나 기타사정상 참석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아 아쉬움을 달래며 살고 있다.

학교 동창생 중에도 모임에 나오는 친구하고는 연락이 되고 만나게 되지만, 그렇지 않은 동창들은 졸업하고 한 번도 못 본 친구도 많이 있어 그립기도 하고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가요에서 만남보다 이별의 노래가 애잔하게 들리는 이유는 이별은 설움과 슬픔의 사연이 내재 되어 있어서이다.

이별을 노래한 장소의 대상지는 대부분 역이나 터미널, 공항, 항구 등이 많은데 그곳에서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사연이 많기 때문이다.

이별은 잠깐 헤어졌다 다시 만나는 짧은 이별도 있지만, 유명을 달리하여 영원히 만나지 못하는 이별도 있고 오랫동안 헤어지는 긴 이별도 있다.

동생이 외교관으로 근무해서 오래전부터 공항에 갔던 추억이 있다.

그때는 해외여행이 많지 않았던 시절이라 온 가족이 환송했었다.

이번에 손자 손녀를 배웅하면서 옛날 아버지 어머니와 같이 동생네 가족 떠나보내던 모습과 흡사하여 벌써 한 세대가 바뀌었단 생각이 들어 그 시절을 회상해보기도 하였다.

당시 부모님은 연세가 있어 작고하신 지 오래되었고 사돈도 거동이 불편해 남의 도움을 받는 처지가 됐다 하니, 세월 앞에 장사 없다는 옛말이 실감 나고 선친께서 자주 하신 일장춘몽이란 뜻이 떠올랐다. 공항에서의 또 다른 이별은 1980년대 중반 태국에서인데, 아시아 여러 나라 우정인(郵政人)들이 연수를 마치고 각기 자기 나라로 돌아가며 서로 격려하고 포옹하던 장면은 오래도록 추억으로 남아있다.

사위 가족을 멀리 타국으로 떠나보내며 이별의 아쉬움도 있지만, 새로운 세상에서 모두 건강하고 멋있게 도약하기를 소망하며, 항시 가정과 직장에 축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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