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지난주 강원도 동해·삼척 출장을 다녀왔다.

1박 출장이었는데, 숙소 TV에서 반가운 지역이 소개되고 있었다.

청주시 문의면에 있는 문의문화재단지를 소개하고 있었는데, 가까이 있지만 자주 못 가는 곳이었다. 미안한 마음에 채널을 고정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문의(文義)는 붓의 끝같이 생겼다는 문필봉에서 유래된 것으로 ‘의(義)를 위하여 글을 쓴다’는 의미라고 한다.

또 다른 설로는, 고려 초기의 고승 일륜대사가 부처님의 도장을 세울 만한 명당을 찾으면서 일우산(현 양성산)에 올라 산세를 보면서 크게 감탄했다.

일륜은 제자들에게 “사방의 정기는 영명하다. 장차 문(文)과 의(義)가 크게 일어나 숭상될 것이다. (중략) 그러나 어이하랴, 향후 선년 뒤의 운세가 물 밑에 잠겼음을. 그때 이르러 새 터전을 마련케 되리라”고 말했다.

어찌 됐든 그 예언대로 문의에 대청댐이 생겨 일부가 물 밑에 잠겼지만, 아직 크게 일어나 숭상되지는 않고 있다.

민선 8기 충북도는 도지사의 핵심 공약인 ‘레이크파크 르네상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충북지사는 그 첫 시점이자 가장 중요한 핵심을 청남대로 보고 있다.

문의면을 비롯한 대청호 주변 지역에는 반가운 소식이다. 2003년 4월, 노무현 대통령 당시 지역으로 돌아온 청남대는 연간 50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상징적 관광명소이다.

그러나 청남대는 그 상징성이나 관광객의 수에 비해 지역에서 반기지 않는 존재이다. 특히 문의면 주민들에게는 기대했던 것에 비해 실망이 큰 상태다.

상수원보호구역, 수질보전특별대책지역 등 규제지역으로 지정되면서 가뜩이나 힘든 상황에서 청남대가 들어서면서 군사보안시설까지 지정돼 더 많은 통제가 가해졌다.

20년 전 충북도로 이관됐지만, 사실 문의면 품으로 돌아온 것은 아니었다. 문의면 주민에게는 여전히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청남대이다.

이 청남대를 지금 레이크파크 르네상스의 거점으로 삼겠다는 것이니, 주민들이나 필자는 다시 한번 기대하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이번엔 제대로 문의면 품으로 돌아올 수 있는 것일까?

향후 청남대가 레이크파크 르네상스를 구현하는데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는 아직 모르겠으나, 잊지 않아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청남대를 외부 사람(관광객)이 아니라 지역 주민(문의면)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40년 넘게 각종 규제로 인고의 세월을 보내고 있는 문의면 주민들에게 청남대는 희망 고문과도 같다. 20년 전 민간 개방 당시의 기대가 거품으로 돌아온 것처럼, 레이크파크 르네상스가 주민들에게 또다시 아픔을 주어서는 안 된다.

그래서 레이크파크 르네상스는 청남대 경계에만 머무르면 안 되며, 주변 지역으로 확장돼야 한다. 청남대는 달걀의 노른자이고, 문의면은 흰자가 돼서 서로 연결돼야 한다.

청남대를 시작으로 문의면 전체가 레이크파크가 돼야 한다. 그것이 환경규제를 풀어가기에도 훨씬 더 유리하다. 청남대에 대한 해법은 문의(文義)면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

일륜대사의 예언대로 청남대를 통해 문의면이 크게 일어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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