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꿈세상 정철어학원 대표

‘뚝!’ 소리와 함께 무릎에 벼락이 꽂힌 듯 전기가 흘렀다. 침도 맞고 큰 병원을 가 보아도 소용이 없다. 그러던 와중에 고지혈증과 혈압, 당뇨가 위험수위를 넘었다. 약을 먹기 시작했다.

몸이 무너지고 있음을 느낀다. 매사에 의욕이 없고 그냥 우울하다. 사소한 일에도 섭섭하고 부정적이다. 어쩔 수 없어 나이 탓을 해본다. 마음은 아직 청춘인데 몸은 삭아서 부석거리며 내려앉는다. 덩달아 마음도 내려앉는다.

물속에서 하는 운동이 다친 무릎에 좋다고 하여 수영을 배우기 시작했다. 어느 날은 배운 대로 잘 되는가 싶더니 어느 날부터는 몸이 엉키며 ‘꼬로록 어푸’하며 물만 먹고 몸은 나아가질 않는다.

그렇게 며칠을 고생하더니 잘하려는 욕심을 내려놓았다. 이래도 안되고 저래도 안되니 그제야 초심을 찾아 평정을 찾았다. 좀 더 잘하려는 조급함에 ‘몸에 힘을 빼야 한다’는 단순한 가르침을 잊고, 욕심을 부려 몸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 내 능력을 벗어난 욕심이 페이스를 잃게 하여 조화와 리듬이 깨지며 엉망으로 엉켜버린 것이다. 고생 끝에 마음을 비우니, 욕심만큼은 아니지만 물도 안 먹고 몸이 물에 뜨며 조금씩 희망이 보였다.

욕심이 과하면 오히려 행복을 잃고 파멸의 늪에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욕구와 욕심이 전혀 없으면 발전과 성장의 동력을 잃는다. 욕구와 욕심의 노예가 되어 자기 능력을 벗어난 파국의 길로 가지 않고 적절한 열정으로 자신을 성장시킨다면 욕심은 꼭 필요한 동기부여 요소이다. 자신에게 넘치지 않는 욕심으로 페이스를 잃지 않는 알맞은 노력과 절제가 필요하다.

젊은 시절 성실히 일하며 남부럽지 않게 살던 친척분이 큰돈을 벌겠다며 새로운 사업에 빚을 얻어가며 무리한 투자를 하더니 결국 파산하여 집도 갈 길도 잃었다. 20여년 공무원으로 잘살던 지인이 나도 누구처럼 부자가 되어 보겠다고 주식과 부동산에 무리한 투자로 동분서주하더니 결국 재산도 잃고 직장도 잃었다. 주변에 흔들리지 않고 차분히 자기 페이스를 유지하며 한 발 한 발 나아갔다면 여유롭게 노년을 맞았을 것이다.

부와 권력, 명예에 대한 과도한 욕심은 주변에 상처를 주고 점점 각박한 삶의 아픔으로 물들게 한다. 명예는 소신껏 살아가는 삶에 세상이 널리 인정하여 얻는 좋은 평판의 산물이다. 요즘은 명예를 얻기 위해 상을 타기 위해, 인맥을 동원하고 파벌을 형성하여 아성을 쌓고 하며 이전투구의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명예의 진의가 무색하다. 권력을 위해선 남을 비방하고 거짓을 남발하여 상대를 궁지로 몰며, 권력 쟁취를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모습을 매스컴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이는, 아마도 잘하려는 열정과 욕심이 점점 과하여 지나친 결과일 것이다. 삶에서 누구라도 명예롭게 사는 것은 누구나 우러를 일이다. 하지만 그 명예를 얻기 위해 명예롭지 못한 발을 딛는 순간 그 명예와 행복은 의미를 잃는다.

누군가 ‘권력은 쟁취했을 때 의미가 있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옳지 않은 권력은 죄악이다. 그 권력은 이미 권력이 아니다. 그 권력을 가진 자는 행복해 보여도 그는 이미 행복이 아니다.

성장에 열정과 욕심은 꼭 필요하다. 하지만 자신에게 넘치지 않도록 하는 절제와 호흡조절이 꼭 필요하다. 내 삶도 돌이켜 보면, 몸도 마음도 호흡을 잃지 않는 절제된 욕심이 필요했다. 나도 조금은 느림보 걸음이 필요했다. 하여 나는 지금 호흡을 잃고 허우적이며 물을 들이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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