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명 시인

[충청매일] 저는할일도없이놀러다니는것을 별로좋아하지않는편이라서 여행도잘다니지않습니다. 어쩌다가족모임때문에 중국에여행을갔는데 가는곳마다 중국인들의나라사랑이 느껴지는부분이많아서 쓸데없이감동한경우가 많았습니다. 국수주의의입김이 느껴질정도인경우도많았는데 그게국수주의로느껴지는게아니라 나라사랑의감정으로 느껴졌습니다. 영어를거의쓰지않고 자기네말로 번역하여쓰는것에서 특히그들의말사랑을느꼈습니다.

예컨대, 월드컵을<세계배(世界盃)>라고쓰는것을보고 처음엔‘풋!'하고웃다가 잠시후에는 ‘아!'로변했습니다. 사실우리나라에서는 월드컵이라고하지 ‘세계잔’이라고하지 않거든요. ‘세계잔'이라는말이 웃겨보이는것은 우리가‘월드컵'이라는말에익숙해서 그런것일뿐입니다. 우리도우리식으로 <세계잔>이라고번역하여쓰면 오히려월드컵이라는말이 이상하게들릴겁니다.

미국에서달에인공위성을쏘아올릴때 우리나라에서는 월세계라는말을 많이썼습니다. 그러자한글을사랑하는사람들이 달나라를주장했고, 그것이받아들여져 지금은‘월세계'보다는 ‘달나라'가익숙합니다. 이런걸보면 말은그것을쓰는사람들의성향이 결정하는것이지 그말자체의속성때문에 '낯익음'이결정되는 것은 아님을알수있습니다.

중국에서특이하게느껴졌던것중의하나가 중심(中心)이었습니다. 우리에게도익숙한말인데 이것이센터(Center)를번역하여쓰는 말임을곧눈치챘습니다. 중국인들의말사랑이느껴지는순간이었습니다. 우리는‘센터'라는 남의말에너무익숙해져 그게무슨뜻인지도모르고 그렇게써온것임을알고 또뒤늦은뉘우침이왔습니다. 서양에서말하는센터라는게 어떤목적을지닌 흐름의한가운데를가리키는말이니 그냥중심지라는말입니다. 이미우리가이렇게잘쓰고있었는데 굳이센터라는말이들어와서 그한자말을대체한것에 불과합니다.

만약에애초부터우리말을썼다면 이이제이하는 불필요한짓도 하지않았겠지요. 이제라도우리말로 바꿔불러야하지않을까요? 뭐가좋을까요? 우리말에는 <가운데>와<복판>이 있습니다. <복판>쯤이 낫지않을까요? 그러면이렇게됩니다. 웃지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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