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원의 세상이야기] 가을 회상(回想)
[홍석원의 세상이야기] 가을 회상(回想)
  • 충청매일
  • 승인 2022.11.24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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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청주우편집중국장/ 수필가

파릇파릇 새싹이 돋아나는 봄맞이 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여름이 가고 가을이 성큼 찾아와 온 세상을 아름답게 비춰주고 있다.

가을의 산은 오색찬란한 천연색 단풍으로 곱게 물들고, 들은 황금빛 오곡백과가 무르익어 풍요롭고 여유로움을 느끼게 한다.

금 년은 유난히 단풍이 곱게 물들어 산과 들로 떠나고 싶도록 유혹의 손짓을 하고 여기저기서 단풍 이야기가 자주 들려 온다.

아파트나 주변의 나뭇가지에도 곱게 물든 단풍이 나부끼고 도로의 은행나무잎이 노랗게 물들어 아스팔트 길을 예쁘게 수놓고 있다.

가을이 되면 풍년 농사에 대한 감사 및 소원을 비는 다양한 행사와 축제를 하고 있는데 필자의 가을은 시골 정취로 가득하다.

첫 번째, 초등학교 가을 운동회가 생각난다.

그 시절엔 초등학교 운동회를 객지 나가 있는 사람들과 함께하기 위해 추석 다음 날 했는데 면민 화합을 위한 마을 큰 잔치였다.

만국기를 높이 매달아 운동회를 알리고, 청군 백군 나누어 양쪽에서 ‘청군 이겨라, 백군 이겨라’ 외치며, 운동회 노래 ‘깃발이 춤을 춘다, 우리 머리 위에서’라는 가사는 지금도 귓가에 맴돌고 그립다.

두 번째, 월례조회 시 교장 선생님 훈화가 떠오른다.

초중등학교 시절 교장 선생님은 월례조회 시 ‘가을은 천고마비의 계절이며 독서의 계절’이라고 하시곤 했다. 하늘은 높고 말이 살찌는 생활하기 좋은 계절이니 청소년 시기에 책을 많이 읽으라는 금과옥조 가르침이다.

세 번째, 집 마당 한가운데 높게 쌓아 올린 볏가리가 눈에 선하다.

예전엔 벼를 낫으로 베어 볏단을 만들고 지게로 져다 마당에 높게 쌓아놓고 탈곡을 했는데 그 모습은 농촌의 대표적 가을 풍경이었다.

네 번째, 벼를 베고 난 논에서 닭들이 뛰노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지난 시절 농촌에선 대부분 가축을 사육했는데, 닭을 닭장에 가두어 키우다 벼를 베고 나서는 남은 벼 이삭을 먹도록 풀어 놓았는데, 닭들이 활개 치며 뛰노는 모습은 동화 속 한 장면같이 아름다웠다.

끝으로, 각 지역의 가을 축제에 참여했던 추억이 정겹다.

재직시절 보은대추축제를 비롯하여 진천 농다리 축제, 괴산 감자 축제, 영동의 와인 축제와 청원 생명 축제 등 지역별로 개최하는 축제에 임지마다 참여했던 기억이 가을이 되면 아련히 떠오른다.

우리나라는 얼마 전만 하여도 민둥산이었는데 정부와 선대들이 산림녹화를 잘하여, 가을이면 전국의 산들이 오색찬란한 천연색으로 불타올라, 국민 모두 가을 산행을 하며 낭만을 즐기고 생활 주변 가까운 곳에서도 단풍을 만끽하고 있음은 축복이다.

보릿고개를 거친 세대라 배고픔과 가난이 어떤지 경험을 했기 때문에, 음식 먹을 때마다 선조들께 감사한 마음으로 ‘우리는 잘사는 나라’라고 강조하고 있는데, 산림녹화 또한 선대들의 피땀 어린 노력과 희생 덕분임을 잘 알기에 늘 즐거운 마음으로 생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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