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꿈세상 정철어학원 대표

학창 시절 ‘당파 싸움은 나라를 망하게 한다’라고 배웠다. 지금 우리나라는 그 당파 싸움으로 아수라장이다. 걱정이다.

알고 보면 고질적인 병폐로 인식되는 당파 싸움은 선진적이고 민주적인 정치형태인 붕당 정치의 부산물이다.

붕당은 중국이나 조선에서 정치적 이념과 주장 또는 이해관계에 따라 결합한 사람의 집단을 이르던 말이다. 붕당 정치는 학문을 바탕으로 사회경제적인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서로의 의견을 나누고 조율하는 민주주의의 한 정치형태라고 볼 수 있다. 공존이라는 큰 틀에서 상호 비판과 견제로 건강한 정치를 추구하는 훌륭한 제도이다.

그러나 이렇게 훌륭한 제도라 해도 공존이라는 큰 틀 안에서 발전을 추구할 때 가치가 있다.

조선 제14대 왕 선조는 적자 출신이 아니라 서자 출신의 왕이었다. 그런 선조는 왕의 지위 유지에 늘 불안감을 가졌다. 선조는 지위 유지의 방법으로 신하들이 파를 나누어 견제와 균형을 이루게 하였다. 이것이 조선 당파 싸움, 계파정치의 시초라 볼 수 있다.

결국, 조선의 신하들은 동인과 서인으로 나뉘었고 다시 동인은 남인과 북인으로 서인은 노론과 서인으로 파가 나뉘어 암투를 벌였다. 패거리 정치를 하다 보니 요직이란 요직에는 자기 패거리 인사로 채워야 했고, 때로는 모함을 일삼고, 역모의 죄를 씌워 삭탈관직시켰다. 중요한 결정을 함에도 국익 국민이 후 순위고, 자기 세력 유지와 증강에만 전념하였다. 그러니 국민이 편안할 리 없고, 나라가 잘될 리 없었다. 그렇게 당파 싸움은 조선이 멸망하는 데 일조했고 그 대가를 국민이 치렀다.

그랬던 당파 싸움을 이십 세기 현대 우리나라 정당정치에도 이어받았나 보다. 온통 난투극이다. 어떤 것이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것인지, 어떤 것이 옳고 그른 것인지 중요하지 않다. 자기 당 자기 계파의 이익만 중요한 듯하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정당과 계파 간의 싸움뿐 아니라 많은 국민까지 합세하여 당파 싸움에 치열하다는 것이다. 많은 국민까지 진보 보수로 양분되어 갈등이 극으로 치닫는다. 대규모 시위로 서로 비판과 음해가 난무하고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친구와 가족 세대 간에도 언성을 높이며 갈등의 수렁으로 빠져들기도 한다. 방송도 파가 갈려 보도의 공정성을 잃은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인터넷 매체에서는 가짜 뉴스가 떠돌며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나라가 온통 갈등으로 들끓는 듯하다. 중간에 서 있는 보통의 사람은 이해가 안 된다. 정말 걱정이다.

이는 이념의 갈등을 야기시켜 자신들의 목표를 달성하려는 사회 선도계층인 정치인들의 책임인 듯싶다.

민주주의에서 이념의 다양성은 인정해야 한다. 단 이는 다름의 공존과 국가와 국민을 위한 공익을 전제로 할 때 의미와 가치가 있다. 자기네 정당과 계파의 이익이 옳고 그름의 잣대가 되어선 안 된다. 무조건 내 편은 옳고 상대편은 잘못이라는 사고는 옳지 않다. 내 편이라도 잘못된 것은 바로잡고, 상대편이라도 옳은 것은 옳다고 해야 한다. 요즈음 정치에선 상대가 잘했다는 소리를 단 한마디도 들을 수 없다. 모두 내 편을 들기에 바쁘고 상대편 험담하기에 혈안이 되어있다.

정치인도 국민도 내로남불의 편싸움에서 헤어나지 못하면 행복한 국민이 사는 좋은 나라는 기대할 수 없다. 조선의 역사를 잊어서는 안 된다.

국민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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