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내과 원장

국내 노인인구는 전체인구의 약 10% 정도를 차지한다. 최근 국내연구에 의하면 60세 이상의 인구 중 빈혈의 유병률은 남자의 경우 10.2% 여자는 14.1%인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남녀 모두에서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빈혈의 유병률도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65세 이상의 노인에서 빈혈이 있으면 쉽게 다치고 운동을 하지 못하며 인지기능이 저하되고 치매가 잘 발생한다 또한 잘 움직이지 못하고 쉽게 넘어지며 골밀도 및 근육량이 감소되고 우울증에 쉽게 빠질 수 있다. 따라서 노인에서 빈혈이 발견될 경우 정확한 진단을 통해 신속히 빈혈이 교정될 수 있도록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노인에서의 빈혈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서 발생할 수 있지만 만성질환에 의한 빈혈(ACD)과 철결핍성 빈혈(IDA)이 가장 흔하며 이외에 엽산이나 비타민 B12 결핍과 같은 영양성 빈혈도 자주 발생한다.

노인에서 가장 흔한 빈혈인 만성질환에 의한 빈혈(ACD)은 류마티스 관절염, 감염(결핵, 골수염), 악성질환이나 간 또는 신장질환과 같은 만성 염증성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에 동반되는 경우가 많으며 빈혈의 정도는 대개 경하거나 중등증 정도이다.

검사소견을 보면 혈청내의 철분과 철결합능(TIBC)은 저하되어 있지만 반면 조직 내의 철분 저장량은 증가되어 있어 상대적인 골수 부전의 소견을 보인다.

이러한 빈혈을 ‘혈역학적 스트레스증후군’ 으로 부르기도 하며 임파구나 대식세포 등의 염증세포들이 활성화 되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이렇게 활성화된 대식세포가 호중구에 영향을 주어 lacto fferrin을 유리시켜 세망내피계로부터 저장철이 혈중으로 나오는 것을 막아 골수에 철분의 부족상태를 초래한다고 한다.

또 비장에서는 적혈구의 파괴가 증가되며 적혈구의 간세포(stem cell)의 활동이 방해받게 된다고 한다. 이외에도 질병으로 인한 쇠약이나 영양의 부족 등은 갑상선에서 분비된 T4가 활성형인 T3로의 변환되는 것을 억제시켜 기능적인 갑상선 기능저하증을 일으키고 또 신장에서 적혈구 생성을 자극하는 Erythropoietin의 생합성을 저하시키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만성질환에 의한 빈혈(ACD)에서 혈청 철분량의 감소는 철 결핍성 빈혈(IDA)로 착각되기도 하여 불필요한 철분을 계속 투여하는 잘못된 치료를 받기도 한다.

이렇게 노인에서 만성질환에 의한 빈혈과 철결핍성 빈혈은 따로 개별적으로 존재하기도 하지만 같이 공존하는 경우도 있어 진단에 주의가 필요하다. 이외에 노인의 영양성 빈혈의 원인으로 엽산(folate)이나 비타민 B12 결핍 외에도 구리(Cu) 또는 아연(Zn)의 부족이나 각종 비타민 A, B, E군 등과 셀레늄(selenum) 부족등이 원인이 될수 있다.

결론적으로 노인 빈혈은 동반 만성 질환들이 선행되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 ‘만성질환에 의한 빈혈(ACD)’ 일 가능성이 높으나 이외의 원인일 경우 숨겨진 중증질환을 알려주는 지표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철저한 감별진단이 필요하다, 빈혈 확인 후 1차 추가 감별 검사들만으로도 감별이 대부분 이루어지지만 여기서 확인이 되지 않는 경우에는 반드시 골수 검사를 하여 고령에서 잘 발생하는 골수형성 이상증후군(MDS)이 아닌지 확인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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