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부 명예교수

현대 사회는 평가의 시대이다. 그만큼 평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유엔은 2015년을 세계 평가의 해(International Year of Evaluation : EvalYear)로 선포하기도 했다. 우리는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이다’라고 한다. 이는 실패의 경험을 평가하여 반성하고 개선의 정보를 얻어서 실패를 반복하지 않았을 경우에만 해당한다.

평가하는 목적은 크게 두 가지로 살펴볼 수 있다. 하나는 소극적인 목적으로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인사상의 불이익을 주거나, 서열화해 우수한 학생에게 장학금을 주는 것과 같은 통제를 위한 활동이다. 다른 하나는 적극적 목적으로 실패가 성공에 어머니가 되기 위한 것으로 잘못되거나 부족한 부분을 찾아서 개선하기 위한 정보를 얻기 위한 것이다. 전자의 경우는 대학수학능력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신입생을 뽑는 행위라고 하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준비하기 위해서 모의고사를 보는 것은 평가의 적극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다.

최근 교육부가 초·중·고교생의 학업성취도 평가를 확대하는 내용의 ‘기초학력 보장 종합계획’을 발표하자 전교조와 야당에서는 “성적순으로 줄 세우는 일제고사의 부활”이라고 반대를 한다. 즉 평가의 소극적 목적에 초점을 두고서 반대를 하는 것이다. 반대로 정부와 여당은 지난 5년간 학생들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두 배 넘게 늘어난 이유 가운데 하나로 평가가 없어졌기 때문이라면서 평가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평가의 적극적 기능을 강조하는 입장의 주장이다.

현대적 의미에서 평가는 교육부문에서부터 시작했다. 이는 평가가 교육활동에서 중요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러한 입장에서 학생들에게 부여하는 시험을 반 교육적인 활동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오히려 반 교육적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교육 평가가 없이는 학교의 교육 방침이 올바르고, 선생님의 교육 방법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알 수가 없다. 소크라테스는 “반성 없는 삶은 무가치하다”고 하고, 법구경은 “자기 자신을 항상 반성하여 잘잘못을 알아내라”고 하고 있다. 이는 개인이나 교육, 정부 정책 등 인간의 모든 활동에 적용되는 논리이다.

특히 많은 학생이나 학부모들은 자기 자녀들의 학력이 어느 정도이고 어떠한 부분이 부족한지를 알고자 할 것이다. 교육기관은 교육 수혜자의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켜야 한다. 평가는 책임성 확보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학생에 대한 평가 없이 학교 교육이 정상화되고 있는지 선생님들은 제대로 교육을 하고 있는지를 알 수가 없다.

교육 평가의 문제는 평가할 것인가? 말 것인가? 가 아니라 평가를 어떻게 하고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편협한 사고를 바탕으로 무조건 평가를 반 교육적이라고 하여 반대하는 바람직한 것이 아니다. 교육평가는 교육 활동의 중요한 부분이고 그 자체가 중요한 교육방법이다. 초·중·고등학생 교육에서 평가를 등한시하는 것이 오히려 반교육적 행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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