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실루엣 뮤지컬 노을빛 아리랑 시즌2 공연
고구려밴드·기예무단·서승아 무용가 등 출연

2021년 실루엣 뮤지컬 ‘노을빛 아리랑’ 공연 모습.

 

[충청매일 김정애 기자] 지난해 정북동토성의 타오르는 노을을 배경으로 공연해 화제가 됐던 실루엣 뮤지컬 ‘노을빛 아리랑’이 올해도 시즌 2 공연으로 찾아온다.

㈜와우팟(대표 김재원)이 기획한 시즌 2 ‘노을빛 아리랑 -2022, 두 번째 이야기’는 오는 23일 오후 5시 정북동토성(청주시 청원구 정북동 353-2, 사적 415호)에서 약 40분 동안 공연될 예정이다.

공연팀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토성의 성곽을 무대로 삼고, 오직 노을의 역광만을 조명으로 활용해 ‘실루엣 뮤지컬’ 형식으로 공연한다. 악단의 현장연주와 노래에 맞춰 그림자극을 연상케 했던 공연은 초연 이후 ‘새로운 장르를 창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와우팟이 공연을 기획하고 고구려밴드의 리더인 이길영씨가 구성과 작곡, 연출을 맡았다.

극의 시공간적 배경은 원삼국시대에 축조됐을 것으로 추정하는 정북동토성에 도읍을 둔 가상의 나라 ‘아리랑’이다. 또 기예무단 소속 유래형씨와 무용가 안선영씨가 맡은 남녀 주연의 극 중 이름은 ‘노을랑’과 ‘아리녀’다.

‘아리랑’은 바람 앞에 놓인 등불처럼 위태로운 나라의 운명, 그 속에서 꽃피는 청춘남녀의 사랑 이야기다. 그리고 출정과 전쟁, 영원한 이별을 다룬 이야기의 얼개는 전편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노래와 음악 일곱 곡 중 네 곡은 새로 만들었고, 지난해 연주했던 세 곡도 새롭게 편곡했다.

20여 년 관록의 고구려밴드와 강진모 테너, 김계현·남수정 소프라노는 이번 공연에서 ‘칠채산조’, ‘서시’, ‘노을빛 아리랑1’, ‘출정’, ‘노을빛 아리랑2’, ‘이것은 꿈이다’, ‘아리랑 나라’ 등 일곱 곡을 현장에서 직접 연주하고 노래한다.

아리랑 선율을 바탕으로 하드코어 메탈을 추구해온 고구려밴드는 가야금, 태평소, 대금 주자 등을 보강해 국악적 완성도를 높였다. 또 소프라노 한 명이 출연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정상급 성악가 세 명이 출연해 공연의 웅장함을 더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밖에도 2005년 전남 영암에서 창단해 전통무예와 연희의 융합을 선보여온 ‘기예무단(대표 유래형)’과 충북민예총 춤위원회에서 활동 중인 안선영 무용가 등 지난해 공연팀에 청주의 청년 댄스팀인 ‘골든스윙’이 가세해 한층 화려한 춤과 연기를 선보인다. ‘지신무’의 창시자인 서승아 무용가도 특별출연한다.

이길영 연출가는 “노을빛 아리랑 초연 이후 여럿이 함께 느꼈던 감동과 함께 그 못지않은 아쉬움도 남았다”며 “올해 공연에서는 국악기 편성과 성악가들의 중창을 통해 극의 완성도를 높이려 한다”고 밝혔다.

‘노을빛 아리랑’을 기획한 이재표 와우팟 제작국장은 “노을이 지는 40여 분 동안, 오직 자연의 빛과 토성을 무대로 공연을 펼치는 것은 변함이 없다”면서 “앞으로는 시대나 줄거리의 변형, 실내에서 공연하는 ‘OST 콘서트’ 등 다양한 파생 문화상품을 시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와우팟은 지난해 공연 이후에도 정북동 토성과 노을빛 아리랑을 소개하는 10분 분량의 미니다큐를 만들어 한글과 영어, 중국어, 일본어 자막 버전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올해는 공연 후 편집한 영상을 바탕으로 내년 초 청주아트홀에서 ‘OST 콘서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재표 국장은 “인간이 결정할 수 없는 공연시간과 무대, 노을 조명이라는 절대적인 ‘제한성’이 이 공연의 매력”이라면서 “올해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현장을 찾는 시민들, 즉 불특정 다수의 크리에이터를 통해 노을빛 아리랑은 어디론가 전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을빛 아리랑’ 공연실황은 와우팟이 유튜브 채널 ‘미디어Z’로 생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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