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연 칼럼] 꿈, 영혼의 거울
[김병연 칼럼] 꿈, 영혼의 거울
  • 충청매일
  • 승인 2022.10.12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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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청주예총 부회장

잇몸이 헐거나 관절이나 뼈마디가 쑤시고 아프면 몸에 큰 이상이 있다는 신호로 알아차려야 한다.

2017년 8월 중국의 고등학교에서 근무하면서 여름방학을 기하여 일시 귀국했을 때이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술도 마시는 등 몸을 마구 굴렸던 어느 날 저녁 자정을 넘기면서 체온이 40도를 육박하는 등 사경을 헤매면서 응급실로 실려가 보름 동안 입원하였다. 그 바람에 중국학교도 9월 중순에야 겨우 출근할 수 있었다.

지난달에 그와 같은 징후가 나타나기에 가까운 병원을 찾아가 미리 대비했다. ‘코로나 검사’부터 했지만 결과는 음성으로 나타났다. 영양제 주사를 두 시간 동안은 놓고, 집에 돌아와서도 팔다리가 쑤시고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어 이틀 동안 사경(死境)을 헤맨 끝에 겨우 정신을 차릴 수가 있었다.

“교육장님! 그저께는 테니스 월례회 날, 서울계시는 지원장님께서 양주 두병을 가지고 와서 아주 맛있게 먹었습니다. 그런데 교육장님이 안보여 허전했습니다.” 라고 영동에서 ‘고선생’에게서 전화가 왔다. 영동의 테니스장에서 알게 되었는데, 50년대에는 미군 통역 장교로서 영어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대단하여 지금도 매월 대전에 가서 영문월간지를 구입하여 영어공부에 몰입함으로써 ‘고선생’으로 통한다. 열 살이나 많은 어른이 월례회 날 보이지 않는다고 전화해 준 것이 어찌나 고마운지! “네, 사정이 생겨서 참석 못했네요! 내일 모래 쯤 영동 가면 연락을 드리겠어요” 라며 약속했다.

이틀 후 약속대로 고향집엘 들렀지만 아직 몸이 성치 않아 그에게 연락을 못했다. 윗방 황토방에 장작불을 지핀 다음 이불을 두툼히 깔고 잠을 청하니, 곧바로 편안히 깊은 잠에 들 수 있었다.

새벽녘이 되어 얼핏 묘한 꿈을 꿨는다. ‘묘(墓)가 두 개가 비치고 그 옆에 ‘고선생’이 서 있는 것 같았다. 무섭다는 생각이 안 들고 오히려 편하고 평화로운 느낌이었다. 비몽사몽(非夢似夢)간 갑자기 어디선가 창(槍)이 날아오더니 오른쪽 가슴을 ‘팍!’하고 창 찌르는 것 같았다. 어찌나 아픈지 숨을 쉴 수가 없어서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이튿날 하루 종일 통증 때문에 누워서 죽을 고생을 했다. 저녁이 되니 왼쪽 등(背)쪽으로 통증이 옮겨 갔다. 그러자 통증이 훨씬 덜해서 잠에 들 수 있었다. 이튿날은 아침 늦게 눈을 뜨니 몸이 훨씬 좋아져서 기분이 좋았다.

테니스 회원으로부터 카톡이 울려서 열어보니, ‘고선생’이 산업단지에 출근하다가 교통사고로 별세했다는 내용이었다.

86세에도 직장을 얻어서 즐거운 마음으로 출근하다가 사고를 당하여 이승의 인연을 마감한 것이다. 필자는 사경(死境) 속에서 신비한 체험을 했다. 죽음에 대한 공포는 보다는 오히려 지극한 평화를 체험했다. 필자에게 소중한 체험을 일깨워주고 별세한 ‘고선생’의 명복을 빈다.

꿈이란 개인의 신화이며, 신화는 집단의 꿈이라고 한다. 꿈은 ‘영혼의 거울’이라고 한다. 꿈을 통하여 죽음을 공부할 수 있고, 죽음에 대하여 공부하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 배우게 된다. 꿈과 죽음에 대한 영혼의 여행을 통하여 생사를 초월할 수 있는 지혜를 터득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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