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영의 고전 산책] 면책특권(免責特權),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
[김치영의 고전 산책] 면책특권(免責特權),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
  • 충청매일
  • 승인 2022.10.03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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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번역가

기원전 330년 춘추시대, 제(齊)나라 위왕(威王)은 재임 초기에 신하들에게 정치를 맡겼다. 그러자 권력을 쥔 이들이 자신들을 특권층으로 여겼다.

권력을 이용해 나라의 재물을 횡령했고 나라의 땅을 함부로 소유했다.

아무리 법을 위반해도 이들은 처벌받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정치는 실종됐고 나라는 혼란에 빠졌다.

하루는 위왕이 거문고를 잘 타는 추기자(騶忌子)를 불렀다. 추기자가 대기실에 있을 때 어디선가 거문고 소리가 들렸다. 누가 연주하나 궁금하여 소리가 나는 방문을 열어보았다. 그런데 위왕이 연주하고 있었다. 추기자가 아뢰었다.

“군주께서 거문고 타는 솜씨가 아주 대단하십니다!”

위왕은 자신의 연주가 민망했는지 그만 발끈하였다. 칼을 뽑아 들며 말했다.

“나는 잠시 거문고 줄을 튕겼을 뿐이다. 그런데 어떻게 솜씨를 안다는 것이냐?”

이에 추기자가 대답했다.

“대현(大弦)의 소리가 넓고 웅장하고 봄처럼 온화한 것이 군주의 기상과 같습니다. 반면에 소현(小弦)의 소리가 맑고 깨끗하니 이는 백성의 마음이라 하겠습니다. 연주할 때 줄을 누르는 손가락이 팽팽하고 힘이 있고, 줄을 놓을 때는 손가락이 느긋하니 이는 나라의 법과 같습니다. 그래서 훌륭하다고 한 것입니다.”

그러자 위왕이 물었다.

“그대는 고작 거문고를 연주하는데 어찌 나라에 대해 안다는 것이냐?”

이에 추기자가 대답했다.

“무릇 나라를 다스리고 백성을 편안하게 하는 것도 연주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대현과 소현이 조화를 이루는 것은 군주와 백성이 조화를 이루는 것과 같습니다. 줄을 누르고 놓는 것은 높은 지위에 있는 자에게는 법이 엄격하고 낮은 백성에게는 법이 선처가 있음을 말합니다. 그래서 나라를 다스리고 백성을 위하는 일이 소리의 조화와 같다고 한 것입니다.”

이 말에 위왕이 크게 감탄하였다.

“오호, 참으로 훌륭하구나! 그래, 그러면 지금의 정치는 무엇이 문제인가?”

추기자가 대답하였다.

“나라의 법은 연주와 마찬가지로 공정하고 공평해야 합니다. 한 가지 음이 튀어나오면 연주를 망치는 것입니다. 지금 나라 안에는 왕의 총애를 받는 이들이 특권층이라 하여 법 위에 군림합니다. 왕께서 이들을 묵인하시니 혼란이 초래한 것입니다. 특권층을 없애지 않는 한 혼란은 끝이 없을 겁니다.”

위왕이 이 말을 듣고 그날로 정치 전면에 나섰다. 권력을 전횡한 신하와 부정으로 재물을 쌓은 신하를 모두 잡아들여 목을 베니 그 수가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특권층을 없애니 나라의 법이 공정해졌고 비로소 제나라가 안정되었다.

면책특권(免責特權)이란 국회의원이 국회 안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과 표결에 관하여 책임을 지지 않는 특별한 권한을 뜻한다.

이는 거짓말을 해도 아무런 죄가 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지금은 국민이 깨어있는 시대이다. 나라의 해악이 되는 일이라면 폐지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aion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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