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부 명예교수

윤석열 대통령이 해외 순방 중 말실수로 구설수에 올라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과거 대통령과 달리 윤 대통령의 출근길 회견이 새롭기는 하지만, 항상 조심스럽다.

말이 많게 되면 항상 실수가 따라다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통령이나 기관에는 대변인을 두어 말을 조심스럽게 한다. 야당의 이재명 대표도 대선과정에 허위사실을 공표하였다고 재판을 받고 있다. 말 한마디가 족쇄가 되고 있다.

동서고금에 군자는 말을 조심하라고 한다. 자공(子貢)은 “군자는 말 한마디로 지혜로워지기도 하고 지혜롭지 못하게 되기도 한다”고 하고 있다. 이를 실천에 옮긴 사람으로 지난주 장례식을 치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군림은 하되 통치하지 않는 군주로 절제된 언어와 때로는 말보다는 패션으로 자신을 표현하여 영국인으로부터 존경을 받았다.

노자(老子)도 군주는 조심하여 자기 말을 소중하게 여기고 함부로 말하지 말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처럼 동서고금은 혀를 놀려서 말을 하기 전에 먼저 생각하라고 이야기하지만, 인간은 곧 잊어버린다. 그것은 혀에는 뼈가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인생사를 이야기하는 탈무드를 보면 말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이는 유대인이 다른 민족보다 말을 많이 하고 논쟁을 즐기기 때문이기도 하다. 장사꾼이 시장에서 “인생의 비결을 살 사람 없습니까?”라고 외치고 다니자 온 동네 사람이 모여들어 서로 자기가 사겠다고 나서자 장사꾼이 말했다. “인생을 참되게 사는 비결이란 자기 혀를 조심해서 쓰는 것이라오!”

주인이 하인에게 시장에 가서 가장 맛있는 것을 사오라고 시켰다. 그러자 하인은 혀를 사왔다. 다음날 주인은 하인에게 시장에 가서 가장 맛없는 음식을 사오라고 시켰다.

그러자 하인은 또 혀를 사왔다. 이에 주인은 “너는 내가 가장 맛있는 것을 사오라고 해도 혀를 사오고, 가장 맛없는 것을 사오라고 해도 혀를 사왔는데 그 이유가 무엇이냐?” 그러자 하인은 “혀는 아주 좋으면 그보다 좋은 것이 없고, 나쁘면 그보다 나쁜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입으로 망하는 일은 있어도 귀로 망하는 일은 없다고 한다. 이처럼 “물고기는 언제나 입으로 낚이듯이 인간도 입으로 걸려든다.” 이를 반영하여 리더십에 대한 많은 책은 리더는 말로 결정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경청하는 사람이 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리더가 하는 말은 의사결정이 되어 부하들은 그 말을 정당화하기에 바쁘지 더 나은 대안이나 다른 방법의 해결책을 찾으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말을 잘해서 성공한 사람을 많이 보고 있다. 분명 능숙한 혀는 우수한 무기이다.

그러나 한마디 실수로 그간에 쌓은 많은 명예나 성공의 탑이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것을 보았다. 인간은 누구나 말실수를 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것이 잦으면 늑대와 양치기 소년에서 보듯이 그를 신뢰하지 않는다. 이처럼 지도자가 신뢰를 잃는 것도 말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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