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내과 원장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우리가 느끼는 즐거움은 오래전부터 다양한 미식가들에 의해 표현되어 왔으며 인생을 풍요롭게 만드는 중요한 요인이다. 이런 즐거움을 주는 미각이 갑자기 사라진다면 정말 당황스러울 것이다. 오늘은 인간의 삶에 있어 중요한 감각 중에 하나인 미각이상의 진단과 치료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

미각은 혀에 있는 맛봉우리에 의해 감지된다. 맛봉우리는 혀의 윗부분과 가장자리, 입천장, 인두, 후두, 상부 식도에 주로 위치한다. 인간은 7천500개에 달하는 맛봉우리를 가지고 있으며 어떤 맛봉우리는 한 종류의 맛만 느끼고 다른 맛봉우리들은 둘 이상의 맛을 느끼기도 한다.

최근의 연구에서 쓴맛과 단맛에 연관된 수용체가 소화관이나 호흡기에도 존재함이 밝혀졌는데 호흡기에서는 독성물질에 대한 반응을 증가시켜 기도보호 역할을 하며 소화관에서는 섭취한 당을 감지하여 소화 호르몬을 분비하게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각기능장애를 호소하는 환자들 중 실제로는 후각기능의 상실에 의한 것이 많은데 이는 미각 기능의 결과인 향미(flavor)의 대부분이 연하 하는 동안 후각수용체의 자극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전체 미각기능이 심각하게 손상되는 경우는 흔치 않은데, 맛봉우리가 재생이 잘 일어나고 말초성의 미각장애의 경우 뇌신경이 다발성으로 침범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각장애가 나타날 수 있는 경우가 있는데 구강질환이나 교정장치에 의한 염증(치은염, 화농성타액선염), 맛봉우리로의 미각물질의 전달이상(건조한 구강점막, 염증), 맛봉우리 자체의 손상(국소외상, 침습암종), 맛을 전달하는 신경의 손상(중이의 외과적 수술, 중이염), 중추신경계의 손상(외상, 뇌전증, 뇌졸중), 전신 대사장애(당뇨, 갑상선 질환, 신부전, 간질환, 약물) 등이다. 벨마비(bell’s palsy)도 안면신경을 손상시켜 미각장애를 유발할 수 있으며 편두통도 드물게 전구증상으로 미각이상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외에도 혀 내밀기, 이갈이, 턱 악물기 등의 반복적인 입 운동, 측두동맥염에 의한 혀의 허혈, 역류성식도염과 지도모양혀 등이 미각이상을 유발할 수 있다. 250개 이상의 약물이 미각의 변성을 가져옴이 보고되었는데 대표적인 약물은 항암제, 류마티스 치료제, 항생제, 고혈압 약제 등이다. 비타민과 미네랄 결핍증(철, 엽산, 비타민B, 아연). 정신질환(우울증, 정신분열증, 대식증)도 미각의 변화와 연관될 수 있다.

임신도 미각 독특한 변화를 초래한다. 임신 초기에는 쓴맛을 싫어하게 되며 이는 태아가 성장하는 결정적 시기에 독성물질을 피하는 역할을 하게 되고 임신 중기 이후에는 짠맛과 쓴맛을 선호하여 필요한 전해질 섭취와 다양한 식이요법을 가능하게 한다.

항진균제와 항생제요법은 칸디다증이나 구강내 감염에 의한 이차적인 미각 문제에 효과적일 수 있다. 구강 청결제인 chlorohexidine은 강한 양전하를 갖고 있어 짜거나 쓴 불쾌미각을 완화시킬 수 있다.

구강건조에 의한 미각이상은 인공타액이나 pilocarpine 경구제가 유용하고 타액의 흐름을 개선시키는 데에는 민트, 무설탕껌 등이 좋다. 약물에 의한 미각이상은 심한 경우 후유증이 장기간 지속될 수 있으므로 빨리 다른 약제 또는 치료방법의 전환을 고려해야 한다. 아연은 간장애 및 항암치료에 의한 미각기능을 개선시킬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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