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디제라티 연구소장

아이들은 3~4세 때가 되면 조금씩 한글을 깨치며 어휘가 대폭 늘어나 자기가 알게 된 말들을 여러 곳에 적절하게 사용하면서 창의적인 말을 많이 하는 시기이다.

그러나 5~6세가 되면 말하기에 두려움이 생겨 정확한 언어를 구하려고 하는데 이는 부모나 자신과 관계된 사람들의 성향을 살피면서 말하려고 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필자의 딸아이는 벌써 대학입시를 앞 둔 고3이지만 아기 때부터 책을 좋아하였다. 식사 때는 물론 화장실에서까지 책을 보거나, 공부를 하다가다도 틈만 나면 엄마의 눈치를 보면서 책에 빠져들곤 하였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 독서이력제, 독후감대회 등과 씨름을 하지 않아도 오히려 책을 너무 많이 보아 어떤 때는 그만 보라고 할 때가 더 많았다. 공부하라는 말에는 스트레스를 받아도 책을 읽으라면 금방 얼굴이 밝아졌었다.

아이들에게 억지로 책을 읽히면 마지 못해 읽으므로 내용 파악은 거의 하지 않고 생각은 다른 곳에 있다. 그런데 독서를 스스로 즐기면 읽은 후 그 내용에 대한 분석을 하며 자기의 지식으로 받아들인다.

어려운 고전은 아이들과 대화를 해보면 좋아하는지 알 수 있다. 아이들은 아직 원문을 보는 단계에 이르지 않아 만화로 된 책을 많이 읽게 하면서 주요 핵심을 찾도록 이끌어 주어야 한다. 이렇게 책을 매개로 아이와 대화를 하려면 부모도 아이의 발달 수준에 맞는 책을 같이 읽으면서 공감하는 분위기를 조성해 주어야 한다.

그래서 책은 무조건 읽기보다는 읽은 후에는 반드시 간단하게 독후감을 써놓으면 나중에 다시 읽을 때 내용의 정확한 이해와 또 다른 느낌을 깨달을 수 있다.

책을 읽을 때는 집중은 물론 주요 부분을 메모하여 자신이 필요로 할 때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 딸아이는 책을 읽을 때는 늘 누나와 놀고 싶어하는 여섯 살 터울의 짓궂은 남동생이 자꾸 방해를 하여 싸우면서도 그 날의 목표대로 끝까지 다 읽으면서 조그만 노트에 읽은 책의 서지사항과 소감을 간단하게 남겨 놓았다.

책을 읽을 때는 어떤 목적이 있어야 한다. 딸아이는 책이나 사극을 보다가 의심되는 부분이 있으면 즉시 해당되는 부분을 찾아 확인을 하였다. 그래서 아빠는 특히 사극의 경우 고증이 안 된 부분이 있어 그때마다 사실(史實)을 정확하게 알려주려고 부득이 공부를 해야 했다. 아이에게 안정된 독서 환경을 만들어주면 아이들은 스스로 지식을 쌓고 지혜를 배우며 성장한다.

아이들의 글쓰기는 강요해서는 안 되며 스스로 알아서 할 수 있도록 동기 부여를 해주어야 한다. 그리하여 아이가 자신의 미래를 꿈꾸며 체험을 살리는 보약이 되어야 한다.

다산 정약용은 ‘군자가 책을 지어 세상에 전하는 것은 오직 한 사람이라도 알아 줄 것을 구해서이다’라고 했는데 이왕이면 여러 사람이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옛날에는 책이 없어서 문제였는데 지금은 책이 너무 많아 선택하는데도 애를 먹는다. 책을 읽기 좋은 가을 날씨에 요즈음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게임에서 잠시 벗어나 책과 함께 마음을 나누며 즐길 수 있는 가족간의 오붓한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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