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태평양 고기압 세력 유지·해수면 온도 상승 등 위협적 요소 여전

[충청매일 최재훈 기자] 힌남노에 이어 제14호 태풍 난마돌까지 올해 9월에만 2개의 태풍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끼치면서 추가적인 태풍 상륙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9월은 한여름인 8월과 더불어 통계적으로 태풍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달이다. 1991년부터 2020년까지의 평균치에 따르면 태풍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달은 8월 5.6개이며, 이어 9월에는 5.1개로 이중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친 태풍은 평균 0.8개이다.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 등에 따르면 1951년 이후 우리나라가 9월에 태풍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해는 1959년과 2019년으로 각각 3번이다.

1959년은 루이스, 노라, 사라가 2019년은 링링, 타파, 미탁이 각각 9월 중 발생해 영향을 미쳤다. 특히 사라와 미탁은 각각 사망자 603명과 12명, 재산 피해액 약 4조원과 1천100억원을 내면서 좋지 못한 기억을 남겼다.

난마돌 외에 추가로 가을 태풍이 우리나라로 올 가능성도 여전하다.

서태평양 수온이 28도 이상으로 태풍 발달에 적합하고 우리나라로 태풍이 북상하도록 돕는 북태평양 고기압 역시 여전히 세력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기후변화 등으로 한반도 주변 해역의 해수면 온도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열대 요란이 태풍으로 성장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

가을 태풍의 가장 큰 문제는 강도가 강하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는 점이다.

한국에 재산 기준 1, 2위 피해를 입힌 2002년 루사와 2003년 매미는 각각 8월 30일~9월 1일, 9월 12~13일에 한반도에 영향을 미친 대표적 가을 태풍이다.

가을 태풍은 많은 강수량을 동반한다는 점에서 위협적이다.

뜨거운 수증기를 머금은 태풍은 그 자체로도 많은 비를 포함하지만 가을을 맞아 남하하는 차가운 공기와 만나면 더 많은 비를 뿌리게 된다. 힌남노가 포항·경주 지역에 최대 시간당 100㎜ 이상의 폭우를 만든 것도 이 때문이다.

자연적 조건 외에도 수확철을 맞은 농가에 큰 타격을 준다는 점 역시 위험요소다.

2003년 매미는 비닐하우스 2천110ha가 파손되고 농경지 5천67ha가 유실·매몰되는 등 4조7천810억원의 재산피해를 입혔다.

학계에서는 기후 변화로 한반도에 더 강력한 가을 태풍이 상륙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다.

해수 온도가 상승하면 해수면의 열에너지로 동력을 얻는 태풍이 더 크게 발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중위도에 위치한 한반도까지 강한 세력을 유지한 채 북상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기상청은 단언하기에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기후 변화로 대기의 온도와 해수면의 온도가 올라가면 늦은 계절까지 태풍이 발달하고 영향을 줄 수 있는 가능성은 분명하다”면서도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태풍은 1년에 3~4개 수준이라 통계적으로 단언하기에는 장기간의 연구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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