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앞두고 강한 비바람을 몰고 온 제11호 태풍 ‘힌남노(HINNAMNOR)’가 전국 농·어촌에 크고 작은 피해를 냈다. 도시에서는 6일 현재 전국 22개 시장 1천562개 점포가 침수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태풍 힌남노는 특히 영호남 지역에 피해를 입혔다. 포항의 경우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물에 잠겨 일부 시설이 가동중단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시 두호·오천·양학·죽도시장 등 11개 시장에서 상가 침수 피해가 확인됐다. 특히 포항 남부에 위치한 구룡포시장과 오천시장의 피해가 컸다. 경주 지역의 경우 중앙시장, 불국사 상가시장 등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힌남노의 북상으로 충북에는 5일 밤사이 강한 비바람으로 피해가 속출했으나 다행히 큰 인명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수확을 앞둔 농경지의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물가인상이 지속 되고있는 가운데 태풍 피해로 인해 소비자물가 불안이 우려된다.

전국 곳곳에서 농경지가 침수돼 대파 등 채소류는 물론이고 벼가 쓰러지고 과수원의 낙과 피해가 크다. 김장철을 대비해 심은 배추 모종이 정식한 배추의 뿌리 활착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강풍에 의한 쓰러짐 피해가 났다. 배와 사과, 감, 대추 등 과수재배단지에서 심각한 낙과 피해가 발생했다. 농산물 생산량이 10~3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피해가 고스란히 추석 차례상으로 전이될까 우려된다. 정부와 지자체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발생한 태풍이 소비자 물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피해 규모를 철저하게 파악해 대처해야 한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7개월 만에 꺾이면서 안정세를 찾아가는 듯했으나,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변수로 등장했다. 기록적인 폭염과 폭우로 농산물 작황 부진이 예상되는 가운데 추석을 코앞에 두고 초대형 태풍까지 몰아쳤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는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운영하는 상황반 등을 중심으로 태풍으로 인한 농축수산물 피해를 집계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이번 태풍이 물가에 미칠 영향도 파악한다는 계획이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먹거리 물가는 지난해보다 8.4% 상승, 13년 4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달의 경우 추석 성수품 수요가 늘어나면 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올해 80년 만에 기록적인 폭우에 태풍 힌남노 피해가 겹쳐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소가 됐다. 최근 연일 연고점을 경신하고 있는 원·달러 환율도 물가 상승세를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 전날 환율은 1371.4원에 마감하면서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4월 1일(1379.5원) 이후 13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137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정부는 물가 대응책을 적극적으로 내놓아야 한다. 추석 성수품 가격 안정을 위해 주요품목의 수급안정대책도 빠르게 추진해야 한다. 성수품 공급에 영향이 있을 수 있는 품목인 배추·무·사과·배 등의 수확을 앞당기고, 축산물 등도 도축 작업 일정을 조정해서라도 공급을 안정시켜줘야 한다.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는 태풍에 따른 전반적인 피해 정도를 정확하게 파악해 물가인상으로 인한 소비자불안을 막도록 힘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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