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내과 원장

최근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이유 없이 온몸이 쑤시고 뻐근한 증상이 예전과 달리 점점 심해짐을 느끼며 내 몸 사용기간이 50년을 넘기면서 여기저기가 망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체감하게 된다.

그러면서 예전에는 관심없던 항노화 및 주름을 줄여준다는 화장품에 눈이 자꾸 가게 되고 여러 가지 몸에 좋다는 비타민과 건강 보조식품들을 챙겨 먹게 된다. 대부분의 인간이 가진 늙고 싶지 않다는 욕망이 나에게도 작용하고 있다는 증거이리라.

나이가 들어가면서 신체기능 저하, 만성질환의 증가 및 사망이 필연적임에도 불구하고 수천년 동안 건강수명을 연장시키는 것은 인류의 소망이었다. 항노화와 관련하여 많은 물질들과 중재법이 연구되었고 이중 식이제한이 가장 확실한 노화 방지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식이제한은 여러 동물 연구에서 그효과가 입증된, 노화를 억제하는 가장 중요하고 확실한 중재법이다. 식이제한은 총 열량섭취를 약 30% 줄이면서도 영양결핍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식이제한을 하게되면 식이에 의해 활성화되어 노화를 촉진하고 생명을 단축시키는 성장호르몬, 인슐린, IGF-1 등의 분비를 감소시킨다. 하지만 식이제한을 유지하면서 영양결핍이 없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매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심각한 부작용과도 관련이 있다.

예를 들면 식이를 지속적으로 제한하면 생식기능과 성욕이 감퇴하고 무월경, 골다공증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주기적인 금식으로 인한 건강의 이득이 종교적인 행사로 이어졌을 수 있다. 주기적 금식이 항노화에 도움이 된다는 근거들이 있는데 예를 들어 스페인의 시설거주자들에게 격일 금식을 시행하였을 때 운동능력이 개선되고 수명이 연장되었다.

격일 금식을 시행한 흰쥐도 수명이 83% 늘어났으며 4일 간격으로 24시간 금식하였을 경우에도 수명 연장 효과가 관찰되었다. 금식과 음식섭취를 반복적으로 함으로써 지속적인 식이제한의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이러한 전략은 음식 섭취 기간 중 폭식을 하더라도 금식과 병행하면 효과가 관찰된다. 진화론적 관점에서 이러한 식이패턴은 음식이 충분할 때(사냥했을 때)는 과식하고, 그렇지 않으면 금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진화 초기 인간 생활의 적응성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금식은 고혈압, 퇴행성 뇌질환, 암 및 심혈관질환 등의 노화 관련 질환의 위험성을 최소화 함으로써 건강수명을 연장시키는 효과가 있다. 금식에 의해 가장 효과적이며 빠른 반응을 보이는 것은 혈압의 감소이다. 경계성 고혈압 환자가 2주 동안 물만 섭취하면서 금식을 하면 82%에서 혈압이 120/80 mmHg 미만으로 감소한다.

또 항고혈압 약제를 복용하는 환자도 10일간 금식을 하면 혈압이 낮아진다. 주기적인 금식은 노화와 관련된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헌팅턴병 등의 뇌의 퇴행성 뇌질환도 감소시킨다.

금식 주기는 생쥐에서 일부 암에 대해 항암치료만큼 효과가 있었다. 항암치료와 더불어 금식을 시행하였을 때 부작용이 감소하였고 효과가 증가하였다.

식이제한을 지금 당장 일상생활에 적용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나의 노화 시계를 조금이라도 느리게 하고 싶다면 10일에 1번 정도는 24시간 금식을 시도 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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